[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8일 여성가족부는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라고 밝히고, 차기 정부에서 여가부의 역할이나 명칭을 바꿀 수는 있겠으나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더욱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여성가족부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보고받고 “이번 대선에서 여가부의 명칭이나 기능 개편부터 폐지에 이르기까지 관련 공약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오늘 여가부의 연혁과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는 김대중정부 때 여성부로 출발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여성부는 여성부가 없어지는 그날을 위해 일하는 부서’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노무현정부는 여성부의 업무를 더 확대해 복지부가 관장하던 가족과 보육 업무를 이관해 명칭을 ‘여성가족부’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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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현지 간호장교에게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장미꽃과 함께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22.3.8./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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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명박정부가 당초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다가 가족과 보육 업무를 복지부로 다시 이관하고 명칭을 ‘여성부’로 바꿔 역할을 크게 축소했다”며 “그러나 2년 뒤 이명박정부는 가족과 보육 업무에 더해 청소년정책까지 여성부로 이관하면서 간판을 다시 ‘여가부’로 바꿨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는 지난 20년간 많은 성과를 냈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도 많다. 여가부가 관장하는 여성정책과 가족정책, 청소년정책, 성폭력·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 등의 업무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고,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른 바 젠더 갈등이 증폭되면서 여가부에 대한 오해도 커졌다. 그렇게 된 데는 여가부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가부는 올해 예산 규모가 1조4600억 원으로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한 매우 작은 부처이며,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 오히려 양성평등 관련 예산은 7% 남짓으로 매우 적다. 한부모가족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등 가족정책에 62% 예산을 쓰고 있다. 청소년정책 19%, 권익 증진에 9%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차기 정부는 여가부의 역할이나 명칭, 형태 등에 관해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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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3.8./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은 “여가부와 관련된 논의가 그와 같은 인식 하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우리사회가 성평등을 비롯한 포용사회로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 각 부처에서도 성평등 관련 우리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의 체온 측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지 간호장교에게 직접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넸다고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전 여성직원들도 이날 아침 문 대통령으로부터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장미꽃 한 송이와 마카롱을 선물받았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생존권과 참정권 보장을 위해 궐기한 날을 기념해 1977년 유엔이 공식 지정한 날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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