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선정 완료…기업가치 하락‧대외환경 악화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단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장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이르면 올해 가을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지만, 택시업계와의 갈등, 정부 차원의 택시 애플리케이션 제작 등이 상장을 둘러싼 새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단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장준비 절차를 시작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 등 5개사를 선정하면서, 기업공개(IPO)의 신호탄을 쐈다. 대표 주관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은 이번이 ‘재도전’이다. 

작년 8월에도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까지 들어갔던 전력이 있지만 중단됐다. 두 달 뒤인 10월에 다시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며 기회를 탐색했지만,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절차가 완전히 중단됐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최근 들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가 많이 하락한 상태다. 작년 8월 상장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지금은 5조원 안팎까지 조정된 상태다. 

여기에는 우선 대외 경제적 요건이 변화된 요인이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기술 성장주들의 가치 산정이 다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 지수 역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종종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또 다른 과제는 핵심 사업인 택시 업계와의 마찰을 최소화 하는 일이다. 작년에 단행된 택시 스마트 호출 폐지,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 멤버십 요금 인하, 가맹 택시 기사들에게 취소 수수료를 배분하는 정책 등, 소위 ‘상생’ 방안이 발표된 맥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1월에는 최고경영자(CEO) 산하 직속 기구인 '상생자문위원회'와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앞에 산적한 과제들도 결코 가볍지 만은 않아 보인다. 우선 올해 초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으로 카카오 계열사들에 대한 소비자‧투자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나빠진 상태다.

새롭게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의 시선도 심상치 않다. 

그는 지난달 택시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 차원의 택시 어플을 제작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윤 당선인의 기본 시각은 플랫폼 업계의 ‘자율 규제’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은 택시 플랫폼 사업이 독점화돼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당선인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익의 엄청난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하고, 국민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재정을 투입해, (정부 운영) 플랫폼을 만들면 잘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산적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의 경우, 지금의 속도라면 올해 가을을 전후로 상장이 완료되는 게 보통”이라면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재무적 투자자와의 관계 때문에 상장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 이른 감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