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11년 전 '3·11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지난 16일 밤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등을 포함한 수도권과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한편,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용 후 연료 수조의 냉각이 한때 정지되기도 했다. 

17일 연합뉴스가 일본 기상청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6분께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후 규모를 7.3으로 추정했다가 이날 새벽 7.4로 상향 조정했다. 진앙은 오시카반도 동남쪽 60km 부근이며, 지진 깊이는 57㎞다. 

이번 지진으로 동북 지역인 미야기·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6강은 기어가야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의 높은 강도로, 튕겨 나가는 일도 생긴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대부분 움직이고 넘어지는 것도 많다. 

이 지진으로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돼 약 2∼3분간 건물이 크게 흔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관측됐다는 후문이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지진 발생 약 8시간 30분이 지난 이날 오전 9시까지 인명 피해를 자체 집계한 결과,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2명이 사망했고 최소 12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수도권인 간토와 도호쿠 지방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쿄전력은 도쿄 70만건을 포함해 도쿄전력의 서비스 지역에서 약 208만건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3시 10분 현재 도쿄전력 관내 정전은 대부분 해소됐다. 도호쿠전력의 서비스 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선 오전 6시 현재 4만 2600세대의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고속철도인 신칸센도 정전 여파로 탈선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이 열차 17량 중 16량이 탈선했다. 다만 승객과 승무원 81명은 부상 없이 모두 무사했다. 열차 탈선 사고로 도호쿠 신칸센의 일부 구간은 이날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현지 기상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높이 1ｍ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연안 지역 약 2만 1000 가구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이날 오전 2시 14분 미야기현의 이시노마키항에서는 30㎝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오전 5시께 쓰나미 주의보는 해제됐다. 이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해 3월 20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다만 이번 지진으로 원전에 끼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지진 흔들림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사용후연료 수조(풀)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됐지만 2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새벽 기자들과 만나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도 후쿠시마 제1원전 피해 상황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