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가원로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합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을 유지하면서 안철수가 국무총리나 다른 중요한 정부직을 맡는 것, 통합정부가 아니라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 연합정치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본보에 기고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안철수에게 '다당제' 소신과 '합당'의 현실은 모순으로 남아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윤 당선인의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대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인 통합정치를 실현하는 윤석열의 정치개혁을 시작한 것"이라며 "출발이 좋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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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3월 14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내 당선인 집무실에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왼쪽) 등과 차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또한 그는 "안철수 대표가 국무총리를 맡을 수도 있고 당의 대표가 될 수 있지만 양당이 통합하면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손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 패배 후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민주당의 개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안철수가 정부 직에 있으면서 독립적인 정당을 유지하면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의 중요한 발판, 아니 정계개편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대통령제 하에서 연립정부, 연합정치는 어려운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식 정치개혁으로 그 희망을 보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 전 대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향해 "합당이 아니라 공동정부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희망, '합의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가면 정말로 좋겠다"며 "안철수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중심이 되는 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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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원로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아래는 손 전 대표가 본보에 기고한 글 전문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바란다'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임명하였다.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와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들어간 것이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인 통합정치를 실현하는 윤석열의 정치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출발이 좋다. 잘한 일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청사진 준비를 위한 다섯 가지 시대적 과제와 세 가지 인수위원회 운영방침을 발표했다.
당선인과의 이견 조율에도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단일화선언에서 발표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도 곧바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위원장이 자신의 역할과 위상을 각인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국무총리를 맡을 수도 있고 당의 대표가 될 수도 있다.
국민통합정부 탄생이란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양당이 통합하면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안철수가 자신의 위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당내 투쟁이 불가피하다.
국정 수행보다 정치 투쟁이 앞설 위험이 크다.
안철수는 이미 두 번이나 합당했다가 헤어진 경험이 있다.
안철수는 ‘다당제’는 자신의 소신이라고 여러 번 밝혔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반복해서 강조했고,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다.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혁과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등 방안까지 제시했다.
안철수에게 ‘다당제’ 소신과 ‘합당’의 현실은 모순으로 남아있다.
그는 대선 출마 전에도 국민의힘과 합당 선언을 했고, 합당이 틀어지니까 독자 출마하면서 다당제를 외쳤다.
후보 단일화 때 ‘합당’을 선언했고,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니까 ‘국민통합정부’를 주장한다.
단일화 공동선언 때는 ‘공동정부’도 말했다.
이 모순과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
합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을 유지하면서 안철수가 국무총리나 다른 중요한 정부직을 맡는 것이다.
‘통합정부’가 아니라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연합정치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집권 후 한국의 정계개편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 패배 후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민주당의 개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안철수가 정부 직에 있으면서 독립적인 정당을 유지하면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아니 정계개편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정치에서 ‘제3지대’는 유지되고 크게 성장할 것이다.
다당제 연합정치를 제도화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연대와 통합이라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제하에서 연립정부, 연합정치는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식 정치개혁으로 그 희망을 보게 되었다.
안철수도 ‘합당’이 아니라 ‘공동정부’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희망, ‘합의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가면 정말로 좋겠다.
안철수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중심이 되는 길이다.
2022. 3. 18
손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