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전세 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변경한다.

가령 계약 당시 1억원이었던 전세보증금이 계약 갱신에 따라 1000만원 더 올랐다면 이전에는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체 임차 보증금(1억1000만원)의 80%인 88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이전 보증금 1억원을 내기 위해 빌린 대출금이 남아있다면, 8800만원에서 해당 분은 차감하고 나머지 금액만 빌릴 수 있다.

전세대출 신청 기간도 이전으로 되돌린다. 기존에는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대출을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규 전세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또는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돈을 구해 일단 전세비를 내고 입주한 뒤 3개월 내 전세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도 기존엔 갱신 계약 시작일 전에만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갱신 계약 시작일로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연 0.2%포인트 '신규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이날부터 5월말까지며,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인 아파트론·부동산론과 우리전세론, 우리원(WON)주택신규 대출에 적용된다. 기간 연장이나, 재약정 조건 변경 등에 대해는 해당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전세대출 한도 복원에 나선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 하나은행도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전 은행권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전망이다.

은행권의 대출규제 완화 움직임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분위기와 함께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상승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이례적으로 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 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해 1월(-5000억원)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