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북핵 위협과 미중 갈등에 대한 부담은 더 많은 전략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 미래에 대한 상상 즉 ‘미래상’이 현실을 조형해가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현상을 독해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규범적 목표를 미래 설계에 포함시키는 것이 통찰력의 토대이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이 집필한 ‘김기정의 전략 디자이닝’은 2022년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전략에 ‘바람’과 ‘희망’ ‘미래’를 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통상 전략이라는 말에는 생존, 경쟁, 우위 등의 단어가 어울리지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책임이 전략가들에게 주어진 숙명이라는 고민에서 나온 제안이다.
30여 년간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며 전략을 연구했고, 정책 공동체와 교류하면서 전략 실천에 참여해온 김 원장에게 전략은 연구와 실천의 두 영역을 관장하는 화두였다. 전략이 이론적 개념의 범주에서 나아가 디자이닝이라는 실천적 행위와 만났을 때 전략 디자이닝이라는 하나의 온전한 단어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김 원장은 미국 코네티컷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으로 시대를 위한 전략 담론 발신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가안보실 2차장,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장, 외교부·국방부·통일부 정책자문위원과 외교부 공공외교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관심 연구 영역은 국제정치이론, 한반도 평화, 동북아 지역질서, 한국 외교정책이다. 주요 저서로 ‘미중 경쟁과 한국의 외교 유연성’(공저) ‘한국 외교전략의 역사와 과제’ ‘경쟁과 공존’(공저) 외에도 시집 ‘꿈꾸는 평화’ ‘귀향’과 에세이집 ‘풍경을 담다’ 등이 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해야 하는 것을 전략가의 책무라고 여기기 때문에 ‘김기정의 전략 디자이닝’은 여타 전략서와 차별화되는 시각을 갖고 있다. 전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술적 안내서 역할을 뛰어넘어 이 책은 전략이란 ‘무엇’이어야 하며, 전략가는 ‘어떤 고민’을 하는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저자의 섬세하고 유려한 논변을 따라가는 즐거움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미덕이다. 그는 전략을 ‘해석의 기획’으로 규정하고, 이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규범적인 의미를 담아 기획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전략적 사유의 토대 위에서 정책들이 생산되면 생각은 정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실천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2022년의 대한민국은 더 이상 외부의 결정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국가 능력의 유·무형적 증대와 세계무대에서의 위상 상승은 국민적 자긍심 고취로 이어졌다. 전략가는 이러한 미래변화의 동력을 기획하는 동시에 현재의 시대정신을 포착하고 읽어낼 수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전략 담론 형성을 위해 다양한 통로로 발신한 23편의 글을 미래구상, 한반도 평화, 한국외교의 3장으로 구성했다. 시대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대한민국 미래 희망의 기획을 위한 뜨거운 분투의 기록이기도 하다. 비단 전략가들만이 아니라 미래의 전략가를 꿈꾸는 연구자, 외교안보전략에 관심 있는 독자와 오늘보다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생산적 전략담론 형성을 위한 가교가 되어줄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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