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기도 시흥시는 인천 ‘소래포구’와 마주보고 있는 월곶포구(月串浦口)부터,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를 지나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까지 이어지는, 15㎞의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월곶동(月串洞)에 있는 포구 월곶은 육지에서 바다로 내민 모습이 반달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며, 지역주민들은 ‘달월’이라고도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수군 만호(萬戶)가 설치됐던, 군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다.
1992년부터 56만 4938㎡에 이르는 갯벌 매립사업(埋立事業)을 시작, 1996년 12월 말 공사를 끝내면서 횟집과 어물전 230여 곳을 비롯, 각종 위락시설이 조성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터로 부상했다.
밀물·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접안(接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배가 들어올 때마다 어판장에서 즉석 경매가 이뤄져, 언제나 신선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
부근에 있는 ‘포동 폐염전(廢鹽田)’, ‘물왕 저수지’ 등과 연계 관광하면 편리하다.
월곶 바로 옆 ‘군자 매립지’에는 ‘배곶 신도시’가 있다.
배곳 신도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바로 맞은편에 있으며, 면적은 여의도의 2배 가까이 된다. 2000년대 이후 추진된 신도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배곳’이란 명칭은 1914년 주시경(周時經) 선생이 조선어강습원의 명칭을 ‘한글 배곧’이라 명명한 데서 비롯됐으며, ‘군자’라는 한문 명칭과 어울리는 이름으로, 학문과 지성이 겸비된 글로벌 교육 도시를 지향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신도시를 지나면, 오이도(吾耳島)로 이어진다.
시흥시는 이 바닷길 구간을 대한민국 대표 해안(海岸) ‘K-골든코스트(Korea-Golden Coast)’로 조성키로 했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K-골든코스트의 주요 거점은 월곶 어항,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경기경제자유구역’, ‘배곧 생명·한울공원’, 오이도 어항, ‘시화MTV 거북섬’, ‘시흥스마트허브’, ‘스마트시티’ 등이다. 경기경제자유구역(京畿經濟自由區域)으로 지정된 배곧에는 무인 이동체 연구단지가 들어선다.
오늘은 이 시흥의 바닷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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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래포구 옛 수인선 협궤열차 증기기관차 모형/사진=미디어펜 |
출발한 곳은 소래포구(蘇萊浦口)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서해안가의 국가어항이자 포구로, 원래 지명 ‘소래’는 ‘깨어나게 된다’라는 뜻이다.
소래포구 지역은 1930년대 염전(鹽田)이 생기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37년 일제가 수원과 인천 사이에 협궤철도 수인선(水仁線)를 부설할 때 ‘소래역’을 만든 이래, 소래포구는 염전 작업인부와 소금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정박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1974년 ‘인천내항’ 준공 이후, 새우잡이 소형어선이 정박 가능한 소래로 포구를 옮기면서 새우 파시(波市)로 발전, 수도권의 대표적인 재래어항이 됐다.
서울과 가까운 위치, 수인선 ‘협궤열차’와 ‘소래철교’ 등의 지역관광요소가 어우러져, 지금은 연평균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곳이 됐으며, 2001년부터 인천광역시 남동구청(南東區廳)과 ‘소래포구 축제추진 위원회’의 주도하에 ‘인천 소래포구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염전은 1996년 폐쇄돼, 소래습지생태공원(蘇萊濕地生態公園)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이 역사적인 내용을 자연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도심 속 자연경관으로 자리 잡았다.
해양수산부(海洋水産部)는 2022년 3월, 소래포구항을 수도권 최대 수산물 집결지와 관광명소로 만드는 ‘소래포구항 건설공사’에 착수했다.
총사업비 802억원을 투입, 어항 부지를 2.5배 확충하고, 소형어선 부두를 신설하는 한편 친수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어선이 원활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소래철교(蘇萊鐵橋) 교량상판을 높이고 하단도 준설한다.
수인분당선(水仁盆唐線) ‘소래포구역’ 2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앞을 지나면, 소래역사관(蘇萊歷史館)이 보인다.
인천 남동구가 설치한 공립박물관으로, 급속한 지역개발과 도시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설립됐다. 소래 하면 떠오르는 낯익은 단어들인 갯벌과 수인선, 염전, 포구 등이 소재다.
그 앞 바닷가에는 옛 수인선 협궤용(挾軌用)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인선은 수도권전철로, 증기기관차는 전동차로 변해, 여전히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그 오른쪽은 ‘소래포구 해오름광장’이다.
여기선 대형 ‘소래포구 꽃게’ 조형물이 인기를 독차지한다.
증기기관차 왼쪽 파출소(派出所) 바로 너머에, 유명한 옛 소래철교가 있다. 과거 협궤열차가 달리던 철교를 누구나 자유롭게 건너다닌다. 포구(浦口) 쪽 갯벌에는 간조 때 가느다란 물길이 지나고, 오른쪽은 수인분당선 전철이 거침없이 달린다.
철교를 건너 바로 우회전, 월곶해안로(月串海岸路)를 따라간다. 여기부턴 시흥이다.
곧 대형 갯골이 보인다. 썰물 때라, 바닷물은 거의 없다. ‘월곶중학교’와 ‘월곶초등학교’ 앞을 지나, 수산시장(水産市場) 옆 소공원에서 잠시 쉬어 간다. 갯벌 건너편 고층아파트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공원 옆은 ‘월곶도서관’.
이에 본격적인 월곶포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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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물 때의 시흥 월곶포구/사진=미디어펜 |
회센터와 종합어시장, ‘해양경찰서 월곶출장소’ 앞을 차례로 지난다. 월곶포구전망대(月串浦口展望臺)에 올라봤다. 물 빠진 갯벌 위에 혼자 올라앉은 고깃배 한 척이 한가롭다.
이어지는 ‘월곶중앙로’를 따라, 오른쪽 다리를 건넜다. 왼쪽 해안도로를 간다. 머리 위에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달월대교’ 위로 뻗었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해송십리로(海松十里路)로 간다. 왼쪽은 배곶 신도시 입구다.
갯벌 건너편으로 월곶포구와 ‘화신수산시장’, ‘월곶종합어시장’, 그리고 해양경찰서(海洋警察署) 등이 보인다.
왼쪽 바다에서 조금씩,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관목(灌木) 줄기에 새 순이 돋고 있다. 진짜 봄이다. 뻘 밭엔 오리들의 먹이활동이 한창이다.
다시 해변 공원길을 걷는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인도교인 ‘해넘이다리’ 건너편은 시흥(始興) 월곶이 아니라, 인천 ‘논현 신도시’다.
해넘이다리를 건넌다. 서해바다 낙조의 명소로 활용되는 아치형 교량으로, 자전거도 통행할 수 없는 사람만의 다리다. 신도시(新都市) 사이 바닷길을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어느 새 다리 왼쪽은 바닷물로 가득 찼다. 저 멀리 ‘군자대교’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니, 정면에 ‘남동소래 아트홀’이 우뚝하다. 오른쪽 소래포구 쪽으로 길을 잡았다.
왼쪽에 ‘해오름 호수(湖水)’와 호수공원이 있다. 또 ‘해오름 공원’으로 이어진다. 공원 옆 도로는 ‘아암대로’다. 그런데 해변에 듬성듬성 잔설도 보인다.
저 앞에, 이 동네의 또 다른 명물이 보인다. 대하(大蝦) 머리를 세워놓은 듯한 ‘새우타워’다.
바람개비가 듬성듬성 꽂혀있는 해변공원길을 걷다보면, 이윽고 아까 지나갔던 소래포구 해오름광장이 나온다.
광장에는 가수 ‘수와 진’이 자선공연(慈善公演)을 벌이고 있다.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위한 ‘사랑 나눔’이다.
어시장 앞 작은 식당에서 곱창볶음으로 요기를 하고, 소래포구역으로 돌아왔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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