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사제를 대체하기 위한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을 적용한 패치형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MOU를 체결하고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제 개발에 나섰다.
이번 협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해당 제제의 공동 개발 추진과 함께 사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에 20억원 상당 전략적 투자를 했고, 세부 성과에 대해선 마일스톤을 협의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머리카락 3분의1 두께의 미세 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해 유효 약물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이다.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의 간 대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유효성분 흡수가 빨라 생체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또 보관과 유통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쿼드메디슨은 '다가 코팅형 마이크로니들' 등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다양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빌앤멀린다 게이츠재단 등이 출자한 라이트펀드의 지원으로 패치형 5가(DTwP-HepB-Hib)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전문기업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을 적용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선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여드름 치료제를 늦어도 내년 1분끼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알레르기 패치 'DF19001'를 개발 중이며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연내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라파스는 2024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붙이는 독감 백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동물실험 단계다.
또 지난 2020년엔 대원제약과 산자부 국책과제에 선정돼 비만치료 패치 연구에도 나섰다. 이들 백신 및 비만 연구는 아직 전임상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5년 후 임상 단계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과 아이큐어는 붙이는 치매 치료제 '도네리온패취'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과 아이큐어는 현재 패치형 치매치료제 글로벌 3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출시를 위해 약가 신청 절차도 밟고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백세스 테크놀로지와 패치형 인플루엔자백신 '미믹스 플루' 개발에 한창이다. 양사는 올해 캐나다 임상 1상 시험에 나선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주빅은 인플루엔자 백신 마이크로니들 제형 공동개발을 위한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주빅은 자체 보유한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해 약물 활성도 유지와 효과적인 체내 약물 전달 기술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을 마이크로니들 패치형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임상 1상 신청을 목표로 한다. 휴젤의 마이크로니들 제형 연구는 지난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으로부터 '산업기술 혁신사업 성과활용평가' 우수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약물 전달 지속성과 통증 완화 효과, 유통의 편의성이 높아 많은 기업들이 마이크로니들 제형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며 "다만 마이크로니들은 연구 초기 단계로 효과 검증 단계가 필요하지만, 성공한다면 투약 패러다임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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