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새 정부 첫 내각 인선을 둘러싼 '인사 갈등'으로 삐걱대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인수위원장(위원장)의 '공동정부' 운영이 회동 이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갈등이 봉합된 듯 하지만 회동 후 양측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남은 차관급·공공기관장 인선에는 안철수계 인물이 등용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마무리 된 새 정부 18개 부처 장관 인선에 자신이 추천한 인물이 단 한 명도 기용되지 않자, 인수위 업무 보이콧에 나섰다.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일파만파 번지자 윤 당선인은 이날 저녁 안 위원장과 회동을 갖고 서둘러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날 회동에 함께했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윤석열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식사 자리를 갖고 '공동정부를 위해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손잡고 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회동 다음 날인 15일 안 위원장은 “인수위원장 업무를 임기 끝까지 완수할 생각”이라며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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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5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 간사단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 제공 |
그러나 회동 후 윤석열-안철수 양측의 반응이 조금은 엇갈린 듯 하면서 '인선 갈등'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회동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공동정부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 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지만, 다시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해 앙금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안 위원장은 "앞으로 인사나 정책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깊게 논의하기로 했다”며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기업,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성을 갖고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될 인선에서는 자신의 인사 추천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향후 차관급 인사를 비롯한 대통령실 직무를 위해 필요한 여러 직제상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안 위원장이 인선에 참여 할 수 있는 자리에는 차관급, 공공기관장, 대통령실 등이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장관이 자신과 함께 일할 차관을 추천하는 ‘책임장관제’를 강조한 만큼 실제 인선 과정에서 안철수계 인사가 얼마나 등용될지는 미지수다. 인선을 둘러싼 2차 갈등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전날 안 위원장이 '인선'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았을 때도 "공동정부라는 것은 함께 훌륭한 사람을 찾아서 임무를 맡기는 것이지 누구 사람, 누구 사람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자신의 인사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1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위원장 회동 후 '공동정부'를 위해 다시 '원팀'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 진행될 차관급 등의 인선에서는 안 위원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겠나"라며 "또 다시 인선 갈등이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윤 당선인 측도 안 위원장의 의견을 받아 들이는 방향으로 인선을 진행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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