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물가 오름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고물가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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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향후 물가 전망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금리로 시그널(신호)를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물가안정책이 인기가 없더라도 물가가 더 크게 올라가지 않는데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이 같은 의지를 피력한 데에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 5개월 연속 3%를 넘어서다 지난달 4%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가 4%대 기록을 깬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향후 물가 경로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 역시 물가 오름세는 상당 기간 지속돼 당분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인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자는 최근 물가상승과 관련해 상승국면이 1~2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주거비 상승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1~2년은 상승국면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은 공급 쪽 요인이 작용하고,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문제도 있다"며 "수요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그동안 못 쓴 소비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자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령화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와 싸워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가지 않게 구조적인 노력도 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의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물가상승 국면에서 동의하는지 의부에 대해선 "지금 추경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별적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경 규모가 얼마가 될지는 아직 정부로부터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만일 그 총량이 커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되면 당연히 당국과 논의 후 물가에 대한 것을 어떻게 조절할지 한은도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했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시그널(신호)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취약차주 등의 부실 위험이 현재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정보 공개 차원에서 예대금리차 자체를 공시하는 것에는 찬성한다"면서도 "더 나아가 원가·이유·목적이자율 등 자세한 정보의 경우 영업상 비밀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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