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을 공식화하면서 한국은행도 이에 속도를 맞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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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상견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이 치솟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강력한 긴축 의지를 밝힌 가운데 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한 빅스텝을 넘어 6월엔 한 번에 0.75%포인트까지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마저도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시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해 "5월 0.5%포인트 인상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거론하며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속도에 불을 지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예고되면서 한은 금통위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선 내달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1.00~1.25%포인트 높지만, 연준이 5월과 6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차가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미 금리가 역전 때엔 국내 자본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과 가파른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지를 밝힌 가운데 5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결정 요인으로 '연준의 빅스텝 단행'을 큰 변수로 꼽았다. 이 총재는 지난 2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이) 0.5%포인트 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거나 그 이상이 될 경우 자본 유출이라든가 환율 움직임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며 "통화 정책 정상화 기조가 계속되겠지만, 금리 인상 속도는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
금융권에선 미국과 국내 인플레이션 전개 상황과 연준의 빨라진 긴축속도 등을 고려해 한은이 내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금융관 관계자는 "연준의 내달 빅스텝이 공식화되면서 한은의 인상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미 금리역전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고물가 등을 고려한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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