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됐다.
|
|
|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
12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김 회장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할 예정이다. 앞서 고승범 위원장이 지난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고 위원장의 임기는 2024년 8월까지로 2년이 남은 상태지만, 통상 정권 교체기에 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는 관례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며,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회장은 1958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행시 동기로 '경제 원팀'을 구성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금융권 전반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리스크 관리 능력도 겸비했다는 분석이다. 옛 재무부에서 증권국과 관세국 금융정책실 등 주요 부서를 거쳤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장 등을 지냈다. 또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를 이끌어 왔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당국 수장이 해결해야 할 국내 금융환경은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경제가 고물가와 저성장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행보에 따른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시장 위축 등 불안정한 금융시장을 진정시켜야 하는 난제가 쌓여있다.
우선 고공행진을 보이는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4.8%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이 당장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총재도 최근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시장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물가 오름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고물가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행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3원 오른 1283.6원을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2원 오른 1282.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1285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며 5거래일째 연고점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해결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186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달 5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로 돌아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부채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2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증가세 전환 조짐에 따른 가계부채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특히 금리인상시 대출 상환이 어려운 취약계층으로 한 대출 부실화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