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51.8% "최저임금, 경영에 부담"
전경련 “최저임금 상승→물가 상승 악순환”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폐해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높은 물가와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상태여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1.8%의 자영업자가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부담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13일 밝혔다.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 대기업 등 인건비 지불 여력이 되는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별 타격이 없지만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극단적으로는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응답자들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기업지불능력’(29.6%)과 ‘경제성장률’(19.6%), ‘고용상황’(16.6%)이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실제로 대기업 등 인건비 지불 여력이 되는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별 타격이 없지만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극단적으로는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의 42.6%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1~5% 미만 인상 시 11.2%, 5~10% 미만 인상 시 11.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상되어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8%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24.0%에 이르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이 40.0%나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고 응답했으며, 숙박·음식점업(28.4%)이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적용’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가 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이 19.8%로 조사됐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으며,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 차지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나 홀로 사장의 57.1%도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인데다,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돼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지금과 같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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