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17개 은행 행장들과 상견례를 가지고, 대내외 위험요인 점검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은행권 건전성·유동성 등 시스템리스크 관리 △취약차주 사전관리를 통한 연착륙 유도 △금리운영의 합리성·투명성 강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금융리스크 관리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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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17개 은행 행장들과 상견례를 가지고, 대내외 위험요인 점검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
이 금감원장은 20일 오전 10시30분 은행회관에서 주요 17개 은행의 행장들과 첫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인플레 대응을 위한 미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복합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금리·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우선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유동성 등 시스템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경제충격으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계속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으로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므로, (대손충당금은) 보다 보수적인 미래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함으로써 잠재 신용위험을 고려한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이 적립되도록 협조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핵심 손실흡수능력인 '보통주자본비율'을 꾸준히 높여 달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보통주자본비율은 12.99%로, 미국 (14.04%), 유럽 (15.48%)보다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은행의 외화유동성도 특별히 관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거주자 외화예금은 줄어들고, 기업 외화대출 수요는 증가하는 반비례 곡선을 그리는 까닭이다.
이 원장은 "중장기 외화자금의 선제 조달 등을 통해 외화조달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달라"며 "해외점포의 거주자 외화대출 등 불요불급한 대출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수출기업 등 실수요자 중심 자금 공급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 발맞춰 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실수요자 애로 해소를 위한 일부 단계적 규제 정상화 조치들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전산·내규 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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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
이와 함께 은행들이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관리를 강화해 경제위기 속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를 대상으로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거나 금리조정 폭과 속도 완화를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신용·다중채무자·고(高) DSR 차주 등에 대해서는 채무상환능력 변동 등을 밀착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채무상담 및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기업 상황을 정확히 분석·평가해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구조적 취약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재편 등 구조조정을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예대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점에 대해서는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 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지속 운영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또 금감원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최근 자산시장에서의 가격 급등락 등으로 금융사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 자체점검을 확대하고, 필요시 내부통제 조직 및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금융사고 검사가 마무리되면 금융위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금감원에서 이 원장과 이준수 은행담당 부원장보, 김형원 은행총괄팀장이 참석했다. 은행권에서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김진균 Sh수협은행장, 임성훈 DGB대구은행장, 안감찬 BNK부산은행장, 최홍영 BNK경남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서한국 JB전북은행장, 박우혁 제주은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행장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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