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올해 안으로 8%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물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 역시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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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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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7.1% 수준이다. 지난해 말(연 3.6~4.9%)와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상단이 2%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88%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행보에 맞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폭 및 속도 역시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연준은 40년여만의 미국 물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시장에선 고물가를 잡이 위해 연준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것은 지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실제 연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후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음 회의에서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으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 및 속도도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2.75%~3%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한은이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7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거나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간 금리역전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이에 따른 물가상승이 더 높아져 한은이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대응에 대한 한은의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해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고려중 임을 시사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 폭(1.0~1.25%포인트) 만큼 시장금리와 이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연말에는 대출금리가 8%대를 넘어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2%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에 나선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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