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일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사람마다 알러지 반응 달라 테스트 과정 필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친환경·비건(Vegan) 화장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품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 사진=픽사베이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전 제품 비건 인증을 받은 메이크업 브랜드 '프레시안'을 내놨다. 이 브랜드는 사탕수수 유래 원료로 만든 바이오 페트 상자를 활용하는가 하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퍼프 등을 적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빌리프, VDL, 더페이샵 등에서도 비건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비건 화장품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염모제 제품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한 '려 비건 밝은 새치커버' 염색약을 내놓기도 했다. 애경산업은 클린 스킨케어 브랜드 '에프플로우'를 통해 비건 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출시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인증기관에서 인증 마크를 별도로 획득해야만 한다. 인증 기관은 미국의 PETA, 영국의 비건소사이어티, 한국비건인증원 등이다. 국내에선 비건 화장품 규정이 별도로 없기에 기관으로부터 인증 마크를 획득해야한다. 기관에서 내거는 대표적 조건으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야 하며 동물성 원료를 배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화장품이 일반 화장품보다 더 순하거나 피부에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없다. 동물성 원료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화학적 합성성분이나 방부제가 사용됐을 수도 있다. 또 사람마다 알레르기에 반응하는 항원도 다르기 때문에 성분을 꼼꼼하게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건이나 클린뷰티가 '착한 화장품'이라는 인식이과 피부에 더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른 화장품 보다 효과가 월등히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사람마다 각 성분에 대한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테스트를 거쳐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들이 비건 화장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지속가능한 측면에서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따른 탄소중립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하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비건 화장품의 경우 동물실험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비동물 원료를 기반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대기나 수질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 

이뿐만 아니다. 각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경영과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패키지 개발 및 관리에도 공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R(Recycle·Reduce·Reuse·Reverse)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빈 용기를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용기에 금속 사용을 자제하고 석유 대신 재생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또 샴푸와 린스 등 생활용품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도 늘리고 있다. 공병 회수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재활용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Z 세대를 주축으로 가치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가 산업계 전반에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화장품 개발이나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패키지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를 2022년 약 22조 5000억 원에서 약 2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