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가 대출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력상품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고, 토스뱅크는 한국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 고객의 자산을 본격 대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광풍이 불었던 대출시장이 금리상승기를 맞아 한층 잠잠해진 가운데, 3사가 대출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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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주담대 대상지역을 늘리고, 금리를 내리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카뱅은 그동안 수도권에 국한되던 주담대 지역을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5대 광역시와 세종시, 창원시까지 모두 편입시켰다.
주담대 금리도 크게 내렸다. 혼합(5년간 고정금리 후 연간 변동금리)금리를 0.20%포인트(p) 낮추고, 비거치식 분할상환 금리를 연말까지 1조원 한도에서 0.30%p 추가로 내려 최대 0.50%p 인하했다. 이에 힘입어 비거치식 주담대 금리는 기존 4.58~5.08%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난 9일 4.08~4.58%로 변경됐다.
오랫동안 중단했던 고신용자 신용대출도 지난 14일 본격 재개했다. 카뱅은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규제와 더불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의 문제로 지난해 10월부터 고신용자 대출을 최근까지 중단했었다.
케뱅은 지난 21일 주력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연 0.41%p 인하했다. 지난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과의 첫 상견례에서 '예대금리'를 지적한 후 나온 자발적 금리인하라 더 눈길이 간다.
우선 아담대 혼합(5년간 고정금리, 금융채 12개월 연동)금리 상품은 전 고객에게 연 0.35~0.36%p 낮추면서 기존 연 4.88~5.37%에서 연 4.53~5.03%로 인하됐다. 변동금리도 낮췄는데, 금융채(6개월)연동 상품 금리가 연 0.3%p 인하되면서, 연 3.75~4.54%에서 연 3.50~4.29%로 변경됐다.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도 인하했다. 일반전세는 연 0.41%p 낮춰 지난 21일 연 3.03~4.36%로, 청년전세 금리는 연 0.32%p 낮춰 같은 날 연 2.85~3.17%로 조정됐다.
두 은행이 주택대출상품의 금리를 대대적으로 인하하고 나섰지만 기준금리가 되는 채권 금리가 대대적으로 인상한 탓에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 모습이다. 카뱅의 경우 혼합(고정)금리의 기초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이날 현재 주담대 금리는 4.422~5.221%까지 치솟았다. 카뱅이 금리를 자체 인하하지 않았더라면, 주담대 최저금리는 5%를 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케뱅도 아담대 혼합금리 상품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이날 현재 최저 4.91%까지 치솟았다. 전세상품도 금융채(6개월)연동금리가 변하면서, 모두 올랐다. 이날 현재 일반전세 금리는 연 3.09~4.42%, 청년전세는 연 2.91~3.23%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토뱅은 다음달 1일부터 한국씨티은행과의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프로그램'에 따라 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 고객을 공식적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씨티은행 차주가 해당 제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금리우대 △중도상환수수료·대환액에 따른 인지세 면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대환을 하더라도 대출액을 증액하지 않는 이상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양행 간 추가적인 절차 없이 대출상환이 진행돼, 토뱅으로선 고객을 늘리고 대출자산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당국의 예대마진 경고 등을 의식해 인터넷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는 모습"이라면서도 "최근 채권금리 변동이 극심해 은행으로선 출혈을 감수하고 가산금리를 줄일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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