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증시의 하락세 속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의 매도세는 또다시 증시를 끌어내리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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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의 하락세 속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5조3760억600만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순매도 금액이 전체 18조9914억25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8.6%에 달하는 금액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팔아버린 셈이다.
외국인의 매도세 압력 영향인지 이번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9.8%나 빠졌다.
이들의 매도 행렬은 비단 이번달 만의 일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흐름은 최근 2년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가 2020년부터 최근까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과정에서 줄곧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해 왔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0년 24조814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에는 25조7948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을 뒤바꿀 만한 계기가 없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및 환율 고공행진 흐름 역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의 높은 물가 및 긴축적 통화정책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하고 있다. 지난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9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0원 오른 1292.4원에 출발했다. 장 시장부터 1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다시 129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 27일 이후 3거래일만이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들의 투자수익률은 떨어진다.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팔고 안전 자산인 달러를 챙겨 국내 증시를 떠나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다음 달 13일, 미 연준은 7월 26~27일 금리결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7월에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외국계 자금 유출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연말로 갈수록 완화되겠으나 미국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안전자산 수요 측면에서 미 달러화 강세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한국과 미국의 내외금리차 역전 상황에서 이어지는 대외 신용 리스크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자극할 가능성 높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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