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여전사 CEO 간담회
리볼빙·유동성 리스크 관리 등 요구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최근 급증하고 있는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과 관련해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CEO 간담회에서 “결제성 리볼빙은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볼빙이란 카드 이용금액 중 일부만 상환하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달로 이월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금리가 높은 편으로 오랜 기간 이용시 부담이 커지게 된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 3월 말 기준 결제성 리볼빙의 평균 금리는 14.83~18.52%에 분포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2020년 말 5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지난 5월말 6조4000억원까지 불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협회와 함께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리볼빙 설명서 신설, 취약차주 가입시 해피콜 실시, 금리산정내역 안내, 금리 공시주기 단축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에 있다”며 “각 카드사에서도 개선방안 마련 전까지 고객에 대한 설명 미흡 등으로 인해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유동성 리스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여전사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해 6월 이후 여전채 스프레드가 2020년 유동성 위기 당시 최고점(92bp)을 상회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계획도 다시 한번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며 “추가적인 대출처 확충이나 대주주 지원방안(유상증자, 자금지원 등) 확보 등을 통해 만기도래 부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 이 원장은 “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취약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취급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조치 이후 현금서비스, 결제성 리볼빙 등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써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특히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미래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전사는 과거 10년간 저금리 기조 및 경쟁심화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해 최근에는 고유업무 자산을 초과하게 됐다”며 “그러나 부동산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대출취급시 담보물이 아닌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하고 대출취급 이후에는 차주의 신용위험 변화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모든 PF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끝으로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이 원장은 “디지털 전환 추세를 고려해 겸영 및 부수업무의 범위, 여전업별 취급가능 업무의 경우 금융업과 연관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위에 확대를 건의하겠다”면서 “또 해외 진출시에도 금감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전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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