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공포가 한국 경제를 덮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대를 뚫었고, 연내 8%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 8%대' 진입을 앞둔 가운데 치솟는 금리에 따른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공포가 가계를 엄습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은 이미 7%대를 넘어섰다. 고물가 및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금리 상단은 연내 8%대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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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금리 상단은 연내 8%대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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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대에 들어섰고,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6%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7%대를 돌파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당국의 금리인하 압박에 6%대로 다시 낮아졌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폭이 확대되면 더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한은은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및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따른 '한미간 금리역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6%를 기록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연내 7~8%대에 이를 것이란 어두운 전망마저 나온다.
여기다 미국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 단행을 예고함에 따라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지는 한미간 금리역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75%)와 미국 기준금리(연 1.50~1.75%)의 상단은 같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금통위를 포함해 네 차례(7·8·10·11)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올해 연말 연 2.75~3.0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은 후 이후 남은 세 차례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거듭될수록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가계에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무리하게 대출을 크게 확대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족' 및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취약차주의 신용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859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약 77%에 달한다.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0.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은 각각 16만1000원, 32만2000원 늘어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대내외 금융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취약 차주의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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