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장관 참석 “북한 출신 지도층 더 많아져야”
“통계·수치에 묻힌 소외된 목소리 더 꼼꼼히 살펴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8일 “3만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은 흔히 ‘먼저 온 통일’로 일컬어져왔다”면서 “통일이 언제 이뤄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먼저 온 통일’을 소중히 가꾸며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는 일은 지금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서 열린 개원 23주년 기념식에서 “동독 출신의 메르켈, 이주민 아버지를 둔 오바마처럼 북한 출신의 존경받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지성호 국회의원에 머무르지 않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장관은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들이, 그리고 그런 경험을 유산으로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통일의 자산이 될 수 있는지 모두 함께 증명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의 우리사회 만족도, 고용률, 임금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나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고충과 아픔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통계나 수치에 묻혀버린 어려움은 무엇이 있는지, 또 소외된 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잘 듣고 있는지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개원 23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07.08./사진=미디어펜

올해로 개원 23주년을 맞은 경기도 안성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본원은 이날 6년여만에 언론에 공개됐으며, 정착지원 유공자 13명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또 그동안 내부 행사로 진행해온 하나원 개원 기념식에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것도 2017년 당시 조명균 장관 이후 5년 만이다. 

국가 보안시설이자 탈북민 정착 교육시설인 하나원은 탈북민이 남한에 도착해 처음으로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 시설로, 1999년 7월 8일 안성에서 문을 열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입국한 탈북민은 총 3만 3000여명에 이른다. 이중 여성이 2만 4000여명으로 7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이날 처음 공개된 직업교육관은 지난 2020년 개관 이후 만 2년을 맞았다. 총 4층, 960평 규모로 건립돼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업종 위주로 총 8개의 실습실이 배치됐다. 2층에 요리 및 제과·제빵·바리스타실, 전자 기초 및 기계 조립실, 봉제·수선·세탁실이 있고, 3층에 미용 및 관광·호텔 룸 메이드실, 간호·요양보호·사회복지실 등이 있다. 1층에 있는 시험장에서는 국가자격증 시험도 볼 수 있게 했다.

   
▲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사무소(하나원) 내부 모습. 2022.7.8./사진=미디어펜

하나원 내 교육시설인 하나둘학교는 지금까지 2600여명의 탈북민 학생들이 거쳐 갔다. 교육부에서 파견된 9명의 교사가 교육을 담당한다.

1차 의료기관인 하나의원은 탈북민들을 위한 내과, 치과, 한방과, 소아청소년과 등 6개 진료과목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산부인과를 두 배로 확장해 여성건강센터를 신설했고, 마음건강센터에선 심리상담과 치료를 제공한다.

특히 통일부는 2019년 탈북 모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인도협력국 내에 안전지원센터도 신설했다. 위기를 겪는 가정뿐만 아니라 위기를 겪을 우려가 있는 가정을 미리 찾아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이다.

한편, 기념식에는 안성이 지역구인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임병주 안성시 부시장 등도 참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