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2022년 임금협상(임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부터 4년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 지으며 발전적 노사관계 구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결과는 산업환경 변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고용안정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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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5월 10일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와 윤장혁 전국금속노조위원장, 안현호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을 포함해 교섭대표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사진=현대차 제공 |
지난 19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4만6413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3만9125명(투표율 84.3%)이 참여해 61.9%에 해당하는 2만4225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찬반투표에 대한 결과를 놓고 진행한 개표는 오후 11시 30분경 마무리됐다. 이번 가결로 현대차 노사는 4년 연속 파업 없이 임협을 타결하게 됐다.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과 관련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반도체 부족 상황 지속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도 반도체 대란 등 대내외 위기를 고려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파업 없이 추석 전인 7월 28일 조기 타결한 바 있다.
2020년에도 코로나 사태에 따른 피해 상황을 고려해 임금협상(임협) 교섭을 파업 없이 추석 전인 9월 25일 타결했으며,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을 감안해 임단협 교섭을 추석을 앞둔 9월 2일 무파업으로 마무리지었다.
올해는 사측이 큰 폭의 기본급 인상과 높은 액수의 일시금을 제시한 데다,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 체결을 통해 조합원 고용안정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특별 합의서를 통해 2025년 양산(2023년 착공)을 목표로 국내에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고, 신공장으로의 차종 이관과 국내공장 생산물량 재편성을 통해 기존 노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국내투자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와 연계해 회사는 중장기 국내공장 개선 투자를 추진하며, 미래 제조경쟁력 강화 및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등을 도입키로 했다.
노조는 대규모 국내공장 투자 추진과 연계해 △유휴부지 및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 확보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사항에 대한 협의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감소에 대비해 생산현장 기술직 신규채용도 시행키로 합의했다.
오는 2023년 상반기 내 전동화, 제조기술 변화 등을 고려한 전문인력 중심 기술직 신규채용을 실시하고, 채용규모 및 방식은 향후 정년퇴직 발생에 따른 필요인원과 중장기 자동차 산업변화 감소 요인 등을 감안해 올해 11월 말까지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쟁점 사안이었던 임금인상과 성과금 규모는 전년도 경영실적 향상 및 최근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글로벌 지정학적 위협 등 대내외 리스크가 종합적으로 감안돼 전년대비 연봉 9% 수준이 증가하는 선에서 결정됐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3% 인상(9만8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1만 원, 경영성과금 200%+4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달성 격려금 100%, 미래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 원 등이다.
또한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우수인재 및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말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미래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국내공장이 미래차 산업의 선도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의 이같은 결정으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임단협을 당분간 진행하지 않기로 한 쌍용자동차와 현대차와 궤를 같이하는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수출물량에 일감을 의존하고 있다. 특히 본사에서 생산물량을 배정받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의 강경한 태도는 생산공장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효과밖에 남지 않는다.
이에 미래를 고려해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춘 임금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업계 내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산업환경에서 노사가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논의 끝에 4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라는 기록을 세웠다"며 "국내 맏형인 현대차 노사의 이 같은 결정은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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