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지원 집중, 디지털전환 노력도 언급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은행권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등 '3고(高)' 현상을 우려하며 리스크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역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만큼 3고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를 특별히 주문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은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지역 기업금융 강화를 통한 리스크관리를 내세웠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이어 올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서민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빚 부담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하반기 전략방향을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 강화를 통한 견실한 성장'으로 정했다. 안 행장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부산은행 제공


더욱이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차주 보호를 주요 은행권에 주문한 점도 하반기 전략설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과의 첫 상견례에서 리스크관리 및 취약차주 보호를 주문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에 대비해 해당 차주들이 급격한 상환부담을 겪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방은행권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하반기 경영전략을 설정했다. BNK부산은행은 하반기 전략방향을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 강화를 통한 견실한 성장'으로 정했다. 은행 전 부문에 걸쳐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3고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서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위한 금융지원을 확대해 상생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내부적으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적으로 지역사회 위기극복을 위한 부산은행의 역할에도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하반기 부점장회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과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섰다./사진=대구은행 제공


DGB대구은행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과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섰다.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본부 조직효율화 방안으로 소비자 보호 및 지원으로 팀을 구분·운영한다. 이로써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해 소비자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또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과 새희망홀씨대출의 금리를 인하한다. 대구은행은 변동금리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연간금리 상한 폭을 축소하는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다음달 5일 출시할 계획이다. 상한 폭을 현행 0.75%에서 0.45%로 0.30%포인트(p) 축소하는 내용이다. 같은 날 새희망홀씨대출도 출시된다. 금리(신규)는 0.50%p 추가 인하한다. 이 외에도 대구은행은 안심전환대출 및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2022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지역밀착경영과 포용금융 실천 및 사회공헌활동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사진=광주은행 제공


광주은행도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최우선과제로 내놨다. 광주은행은 하반기 중점 추진전략으로 △영업력 강화 전략 추진 △채널 최적화 전략과 비용 관리 기반의 경영 효율성 제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한 미래 수익기반 확대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더불어 실천사항으로 △지역 중소기업·중서민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및 포용금융 실천 △사회공헌활동 강화 △ESG경영 확대 △지역밀착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역 중서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인 금리인하 방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았다. 광주은행은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대출 금리 2.0%p 인하 △신용보증재단 보증서담보대출 기한연장시 최대 1.0%p 인하 △개인사업자대출 만기 연장 시 금리 7.0% 초과대출 최대 1.0%p 인하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 서한국 전북은행장은 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물가,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지적하며, 건전성 관리강화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사진=전북은행 제공


JB전북은행은 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물가,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지적하며, 건전성 관리강화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특히 금리 상승기 및 코로나 펜데믹 출구전략, 가계 대출규제 상황 등에 맞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 경영으로 은행의 핵심전략과 지속성장 기반을 견고히 만들자는 방침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맞서 지방은행들이 보수적 경영방침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을 들어 디지털전환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BNK경남은행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혁신'을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로 △경제위기 대응 △디지털전환(DT) 가속화 △건강한 은행 등을 내걸었다. 

   
▲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혁신'을 하반기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다. 최 행장과 경영진, 영업점장들이 하반기 선전을 다짐하는 '파이팅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경남은행 제공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CEO메시지에서 "디지털뱅크는 사업의 근간을 모두 디지털로 전환해 모든 임직원들이 디지털 혁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사업모델(BM)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은행이다"며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만남, 디지털뱅크 BNK경남은행의 주인공이 되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은행도 하반기 중점 추진전략 중 하나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한 미래 수익기반 확대'에 따라, 디지털전환에 힘쓰는 모습이다. 광주은행은 정희연 토스 사용자경험(UX) 헤드(head)를 초청해 '토스 product의 UX 원칙'이라는 주제로, 디지털금융 마인드 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강을 들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