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책은행 수장들이 일제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등 '3고(高)' 현상을 우려하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나섰다. 3고 여파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진 만큼, 국책은행으로서 위기 대응과 재기 지원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한편으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 손익 및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행보도 포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비상경제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했다. 수은은 3고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대응 프로그램 지원 확대 △수출중소기업 대출비중 50% 이상 유지 △200억달러 자금조달 및 외화 여신지원 등을 긴급히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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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28일 취임 후 첫 행보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복합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제 위기대응 TF' 회의를 열었다./사진=수출입은행 제공 |
우선 원자재 수급 및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고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글로벌공급망 대응 프로그램'을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증가분은 중소·중견기업과 원자재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 및 스프레드 확대로 수출중소기업의 금융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전체 대출 중 중소·중견기업의 대출비중은 50% 이상 유지하기로 했다. 더불어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축에 대응해 연말까지 채권발행 등으로 20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5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수은은 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선박 및 방산, 공급망 안정화 등에 외화를 공급할 방침이다.
윤 행장은 "글로벌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수은은 공급망 및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에 대한 신속하고 과감한 금융지원을 펼쳐 정부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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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행은 3고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약 26조원의 '맞춤형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기업은행 충주연수원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전국 영업점장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기업은행 제공 |
IBK기업은행도 3고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약 26조원의 '맞춤형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우선 자금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유동성 공급의 일환으로 7조 2000억원을 편성했다. 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창업 후 설비투자 등으로 사업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18조 3000억원의 신규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폐업 후 재창업하거나 사업·업종 전환 등을 시도하는 기업인을 돕기 위해 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공급할 방침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최근 개최한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코로나 위기에 이은 '3고'로 중소기업의 경영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금융의 포용성을 높여 더 어려운 기업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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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금융·실물경제에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행내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한다./사진=산업은행 제공 |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도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지는 점을 우려하며, 'KDB 비상경제대응체제'를 선포했다. 강 회장은 최근 개최한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최근 자국 우선주의 부상과 이익블록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 불안요인 심화, 코로나 재확산세 등으로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금리인상기 자산시장 급락, 코로나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로 인한 절벽효과, 스타트업·벤처 투자 위축 등 금융·실물경제에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행내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자금조달 및 자금공급 상황, 현안기업 경영정상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은행 손익 및 리스크 관리를 집중할 계획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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