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4일 한일 외교수장이 마주앉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약 30분간 회담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18일 박 장관이 도쿄를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만난지 약 3주만에 이뤄진 것이며, 박 장관이 지난 5월 취임한지 석달여만에 두 번째 만남이다.
박 장관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국간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현안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앞으로 양국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만큼 한일,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봤다”면서 “아세안과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도 한일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박진 장관이 강조해온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최근 외교부가 대법원에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피해자측이 반발하고 있어 일본 전범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가 이르면 올 가을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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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2022.5.9./사진=외교부 |
이와 함께 박 장관은 같은 날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조속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외교부는 “박 장관은 한중일 조정국 대표로서 3국간 협력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요하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포함해 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장관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출범한 아세안+3가 올해 25주년을 맞아 역내 가장 발전된 기능협력체로 자리매김한 것을 평가하면서 아세안+3가 코로나19 위기도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처럼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식량·에너지 위기 등 새로운 도전과제도 함께 극복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올해 발효를 평가하며 향후 RCEP이 공급망 회복 및 무역·투자 증진에 기여할 것임을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한국이 올해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적극 참여해 IPEF가 여러 경제협정들과 함께 역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아세안+3회의에서 우리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나가되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대북 외교에 있어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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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25차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2.8.4./사진=외교부 |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제25차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우리정부의 한-아세안 상생연대 구상을 소개하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지역·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있는 미얀마는 이번에 불참했으며, 베트남의 부이 타잉 썬 외교장관이 박 장관과 함께 공동의장이다.
한-아세안 회의에서 박 장관은 전세계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해나가겠다는 우리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소개하고, 그 일환으로 인·태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 전략적·미래지향적 협력을 통해 한-아세안 상생연대를 강화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양측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RCEP 등 다층적 협력 기제를 통해 자유무역 및 투자 확댈의 기반을 강화시켜나가기로 했다.
또한 박 장관은 한-아세안 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그 일환으로 다수의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IPEF가 역내 경제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협력체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했다.
이 밖에 한-아세안 회의에서 북핵 문제, 미얀마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남중국해 등 주요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핵개발은 단념시키며, 외교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 및 협조를 당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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