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인지(28)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730만 달러)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했다.
전인지는 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의 뮤어필드(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 네 번째 홀까지 가서야 승부가 갈렸는데 전인지가 보기를 기록하며 파 세이브를 한 부하이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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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PGA 공식 SNS |
전인지는 통산 4승 가운데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2015년 US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을 경우 여자 골프 역대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5대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컸다.
연장전으로 우승이 갈린 것 못지않게 이날 선두 경쟁 레이스도 상당히 극적이었다. 3라운드에서 부하이가 선두로 나서며 공동 2위 전인지, 시부노 하나코(일본)에 5타 차나 앞서 쉽게 역전을 허용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부하이가 흔들리는 사이 전인지가 맹추격을 했다. 전인지는 2번홀(파4), 4번홀(파3), 6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면서 추격에 불을 붙였다. 부하이가 전반 1타를 잃으면서 전인지는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후반 들어 이번에는 전인지가 주춤했다. 10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부하이와 격차가 다시 3타 차로 벌어졌다.
15번홀(파4)에서 격랑이 일었다. 부하이가 티샷을 벙커로 보낸 후 러프를 오가며 5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것. 전인지는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도 공동선두로 나섰다.
전인지는 17번홀(파5),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버디 기회가 있었지만 성공시키지 못해 부하이와 동타로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은 3차전까지 둘이 팽팽히 맞섰다. 1차 연장 파, 2차 연장 보기, 3차 연장 파로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일몰 시간이 거의 다 돼 어둑어둑해진 가우데 치러진 4차 연장에서 전인지의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부하이는 파를 지켜 결국 우승컵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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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PGA 공식 SNS |
이로써 부하이는 L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부하이는 이전까지 2017년 쏜베리 크릭 LPGA 클래식과 2020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두 차례 준우승한 것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포함 LPGA투어 224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린 부하이는 109만5000달러(약 14억3000만원)의 거액 우승 상금도 처음 받았다.
시부노 하나코는 합계 9언더파로 3위, 호주 교포 이민지가 7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전인지 외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김아림이 공동 13위(4언더파)로 전인지 다음으로 순위가 높았고 김효주가 공동 15위(3언더파), 김세영이 단독 18위(2언더파)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공동 4위로 선두권 경쟁을 벌였던 박인비는 이날 6오버파로 무너지며 공동 22위(이븐파)로 미끄러졌다. 이정은6, 지은희도 공동 2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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