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집중 호우에 대비, 강남역과 도림천 등 상습 침수지역에 빗물저류배수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오후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대심도 터널) 건설을 향후 10년간 1조 5000억원을 집중 투자,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기상 이변에 따른 기록적 폭우에 대응하기 위해, 치수관리 목표를 대폭 올리기로 했다.

시간당 하수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95㎜' 기준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로 높이고, '항아리 지형'인 강남은 '100년 빈도 110㎜'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 간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설치 등을 추진한다.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에 1조 5000억원 등, 총 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시간당 95∼100㎜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 규모의 저류 능력을 보유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는 양천지역은 침수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반면, 시설이 없는 강남지역은 처리능력이 85㎜에 불과, 대규모 침수 피해로 이어진 것이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시울시는 우선 이번에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 도림천과 광화문지역에 오는 2027년까지 빗물저류배수시설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강남역 일대는 3500억원을 투입, 당초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계획을 복원하는 근본적인 치수 대책을 추진하고, 관악구, 동작구, 구로구, 영등포구를 흐르는 도림천은 서울 시내 지천 중 수해에 가장 취약한 곳인 만큼, 3000억원을 들여 빗물저류배수시설로 저수·통수 능력을 늘린다.

광화문의 경우 C자형 관로에서 관로를 하나 더 추가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2단계 사업은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관련 사업이나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오 시장은 "이런 대책을 위해 재난기금 등 관련 재원을 즉시 투입하겠다"며 "6개 지역에 대한 실태와 여건, 설치 방법과 규모 등 방향 설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반기에 실시하고, 내년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해 이후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심도 터널공사는 대규모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 사업인 만큼, 선제적 투자로서 필요할 경우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고, 오늘 아침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속한 수해 복구와 함께, 시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침수 피해 가정과 상가 원상 복구를 위한 지원, 도로 및 하천의 긴급 복구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