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제한 등 논란 해소…신성장 전략 속도전 전망
‘새판짜기’ 연말인사…이 부회장 ‘회장’ 승진 주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이 결정되면서 삼성의 미래전략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취업제한' 등의 부담이 사라지면서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투자 확대, 압축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을 본격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정부는 광복절 특사 최종 대상자를 확정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복권을 결정했다.

   
▲ 6월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주요 시장 비지니스를 위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로써 이 부회장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취업제한 논란에서 자유롭게 됐다. 재계에서는 경영 부담을 던 이 부회장의 행보를 주목한다. 지난 6년여간 이어진 국정 농단 여파에서 벗어난 만큼 ‘뉴삼성’호의 항해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의 안도감이 크다.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리더십’이 복원됐기 때문이다.

우선 이 부회장은 삼성의 주력사업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심화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의 시장을 진단하고 경영진들과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국가 전략자산’을 부각되는 반도체 사업에 이 부회장이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 행보가 자유로워지면서 삼성은 앞으로 속도감 있는 미래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형 M&A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은 그동안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M&A를 검토해 왔다. 삼성은 지난 2017년 9조원을 투자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이후 대형 M&A가 없는 상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올해 수차례 “M&A와 관련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DX 부문 최고경영자(CEO) 직속 신사업 태스크포스(TF)장으로 정성택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 하고 있다.

삼성이 추진하는 대형 M&A는 미래 사업의 시너지 확보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M&A 유력 후보로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등 차량용 반도체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 부회장의 복권은 환영할 일이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그동안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던 삼성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라며 “앞으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M&A에 집중해 기술력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의 본격적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올 연말 정기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신성장사업을 이끌 수 있는 인재들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새판을 짜기 위한 세대교체가 가속화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안정’에 초점을 맞췄던 삼성이 올해는 ‘쇄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회장이라는 상징성이 삼성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5대 그룹사 중 총수 회장이 없는 그룹은 삼성이 유일한다.

일부에서는 복권이 이뤄진 만큼 올해 정기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승진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이 시간을 더 둘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 승진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복권되면서 경영 보폭을 더 넓힐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숨죽인 삼성도 변화에 속도를 내지 않겠냐”면서 “이번 복권 결정은 우리 경제와 삼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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