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중기부, 하도급대금 연동계약서 제정... 채택은 사업자 자율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등을 거치면서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지만 수급사업자는 거래단절 등을 우려해 인상한 원자재 가격을 하도급대금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가 원·수급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연동 계약을 도입할 수 있는 계약서 제정에 나섰지만, 연동방식을 계약당사자의 협의로 이뤄지고, 강제성 또한 없어 실제 업계에 반영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함께 자율적 연동계약 확산을 위한 기준 마련을 위한 하도급대금 연동계약서(공정위)·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중기부)를 12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원재료 가격 급등 시 사후에 하도급대금 조정신청을 하거나 계약 갱신 시 가격협상을 해야 해 원자재 가격 변동을 제때 반영이 힘들거나, 아예 반영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동 계약서는 계약당사자가 협의해 연동 방식을 정할 수 있으며, 다양한 연동방식이 가능하도록 시장의 실사례를 바탕으로 제정됐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기준 전년대비 두바이유는 45%, 니켈 23%, 나프타 22% 등이 각각 상승하는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으며, 이와 함께 최근 급격한 물가변동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위험을 원·수급사업자가 분담하면서 다양한 거래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연동계약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연동계약서 마련으로 사전에 정한 연동 조건을 통해 원재료 가격 변동을 쉽게 반영하는 길이 열려, 원·수급사업자(위·수탁기업 포함)간 위험분담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동계약서는 연구용역, 업계간담회·설문조사 등을 거쳐 공정위·중기부가 계약양식을 통일하는 과정을 통해 마련됐는데, 주요내용으로는 △원재료 가격 기준지표 △조정요건 △조정주기 △반영비율 등 연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항목을 담고 있다.

특히 원자재 특성 및 거래 환경 등을 고려해 연동 방식은 계약당사자가 협의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도급대금 연동은 사전에 정한 연동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연동 산식에 따라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특정 시점의 원자재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 변동을 주기적으로 자동 반영하는 방식과 원사업자가 원자재를 직접 구입해 수급사업자에게 판매하고 가격 변동을 단가에 반영하는 방식 등이다. 

적용 대상은 기본적으로 공정위 연동계약서는 하도급법상 하도급거래를, 중기부 특별약정서는 상생협력법상 수·위탁거래를 대상으로 한다.

두 양식의 주요 내용은 동일해 어느 하나를 선택해 체결해도 무방하며, 공정위·중기부는 어느 부처 양식을 사용하던 연동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연동계약서 배포가 시장에 연동계약이 확산되는 계기가 돼 원·수급사업자가 원재료 가격에 의한 위험부담을 분담하고 특히 중소사업자의 경영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기부와 함께 이번 연동계약을 적극 홍보해 많은 기업들이 연동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인센티브를 마련해 연동 계약 체결 기업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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