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이후 예금금리 최대 0.9%포인트 인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연말까지 최대 연 2.75~3.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도 더 오를 전망이다.

수신상품의 최대 금리 적용받기 위해선 은행이 제시하는 각종 세부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대 조건을 잘 활용하면 금리 인상기에 주요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수신상품의 약정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연말까지 최대 연 2.75~3.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도 더 오를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의 최대 금리는 각각 3.60%, 5.50% 수준이다. 일부 고금리 특판 상품 중에는 최대 금리가 6%에 달한다.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만큼 수신상품 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는 지난달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이후 껑충 뛰었다. 한은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끌어올렸다. 앞서 한은이 지난 4월(연 1.25%→1.50%)과 5월(연 1.50%→1.75%)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빅스텝 단행 등 이례적으로 '세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 시중은행은 한은의 빅스텝 이후 예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올렸다.

한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는 무섭게 치솟은 물가가 자리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올랐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4.1%)과 4월(4.8%)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5월(5.4%)에는 5%대, 6월(6.0)에는 6%대까지 올라섰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가 최근 수도권·강원·충청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에 따른 수급 차질 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한은은 6%대의 고물가 흐름이 최소 10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당장 한은은 이번 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기준금리는 연 2.75~3.00%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며, 이 같은 시장 관측에 대해 이창용 총재 역시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도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해외 요인 등에 변화가 없다면 6%를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향후 은행의 수신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식 등에 쏠렸던 뭉칫돈이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일 기준 718조905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6조459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38조52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061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정기 예·적금이 28조56억원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최근 40여 일간 34조8676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이는 상반기 예·적금 증가액인 32조5236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수신상품 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대 금리 적용받기 위해선 은행이 제시하는 각종 세부 조건 등을 충족시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우대 조건을 잘 활용하면 주요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수신상품 약정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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