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상했다. 치솟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 최근 환율 급등 등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 초반으로 올린 반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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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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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존 연 2.25%의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4월(연 1.25%→1.50%)과 5월(연 1.50%→1.75%)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후 지난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넉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가 이례적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급격하게 치솟은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 우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향후 1년간 물가 흐름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달 4.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4.7%)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6%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외식·농축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6.3% 오르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에 대응할 필요성도 지목된다.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현재 미국 기준금리(연 2.25~2.50%) 상단 기준이 한국 기준금리와 같아졌다.
하지만 연준이 다음 달 빅스텝을 예고한 가운데 올 연말까지 연 3.50~4.00%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전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2.75~3.00%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도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 방어 차원에서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 4.5%보다 0.7%포인트 높으며,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6%로 낮췄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각 2.7%, 2.1%로 예상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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