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2003년 금융 당국이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불법 승인했다는 의혹과 관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효가 이미 다 끝난 사안"이라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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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
연합뉴스는 한 장관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당시) 금융감독위원회가 불법 승인했다는 과정을 다시 한번 수사할 의사가 있느냐'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 원에 사들인 론스타는 2006년부터 되팔기 위해 매각 협상을 벌였고, 2012년 보유지분 51.02%를 3조9천157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넘겨 큰 차익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하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소유 자격이 있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고, 2006년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인수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부적절하게 매각돼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도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두 갈래로 나누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는데, 헐값매각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론스타는 우리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는 바람에 홍콩상하이은행(HSBC)과의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파기돼 손해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2012년 46억7950만 달러(약 6조356억 원) 규모의 ISDS(Investor-State Dispute)를 제기했다. 우리 정부는 올해 6월까지 소송 준비에 470억여 원을 썼고, 오는 31일 최종 결과가 나온다.
조 의원은 "분명히 불법 승인이라고 감사원이 결론을 내렸는데도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고, 그때 당시에 관여했던 분들이 현 정부 내각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500억원의 국가 예산을 썼고, (론스타가 요구한) 6조 원에서 일부라도 물어낼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 있는 사람의 처벌 없이 그냥 '유감'이라고 넘어가기에는 국민이 낸 세금이 너무 아깝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전부 패소할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만큼 안 좋은 결론이 나올 거라는 것을 전제로 (책임자 처벌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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