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가스 1억4000톤 분 절감 가능…국가 탄소 중립 기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전력공사가 기후 위기 대응과 국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SF6 대신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친환경 가스를 사용하는 전력 설비로 대체해 나갈 계획을 내놨다. 

   
▲ 한국전력공사가 기후 위기 대응과 국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SF6 분해·무해화 실증 설비를 준공했다./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한국전력은 1일 전력연구원에서 전력 설비에 사용 중인 육불화황(SF6)을 분해·무해화하기 위한 실증 설비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 △최용범 한국서부발전 기술안전본부장 △이중호 한전 전력연구원장 △조재형 한전 설비진단처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황과 불소의 화합물인 SF6은 절연 성능이 우수해 개폐기 등 전력 설비의 절연 가스로 사용되고 있으나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CO2)의 2만3900배에 달하는 대표적 온실가스다.

유럽 연합(EU)에서는 2014년부터 불소(F)를 구성 원소로 한 SF6·과불화탄소(PFCs)·수소불화탄소(HFCs) 등 6대 온난화 물질인 'F-가스'의 총량 규제를 시행 중이고, F-가스를 사용한 신기기의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2031년부터는 F-가스가 적용된 신규 기기의 도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한전은 친환경 전력 설비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SF6의 처리를 위해 2020년부터  분해 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고농도의 SF6를 1000°C 이상의 고온으로 열분해하고, 이때 발생하는 유해물질(불화가스(HF) 등)을 냉각·중화해 무해화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한전은 SF6를 97.5% 이상 분해하고 연간 60톤의 처리가 가능한 실증 설비를 구축해 올해 6월까지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한 바 있다. 한전은 SF6 분해와 관련된 원천 기술부터 설계·건설·운영까지 SF6 분해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지속적으로 운영해 2023년까지 기술 최적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실증 설비를 활용해 한전은 2024년부터 전력 설비에서 발생하는 SF6를 처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한다. 현재 전력 설비 안에 보유하고 있는 SF6 6000톤을 분해하면 온실 가스 1억4000톤 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이날 한전·한국수력원자력·한국서부발전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SF6 분해 기술 선도·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각 기관은 한전이 개발한 SF6 분해 기술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없도록 고도화 해 확대 적용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민간 발전사와 국가철도공단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은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당사가 보유한 SF6 처리 기술을 전력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철도 등 다른 산업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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