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하자 국힘 "이제 시작...조사 응해야"
이재명 "전쟁이다" 문자에 권성동 "맞다 범죄와의 전쟁" 응수
여야 정기국회 첫날 이재명 두고 치열한 공방전...정국 급랭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지난 1일 본격 개막한 가운데, 집권 여당 국민의힘과 정권교체로 5년만에 다시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재명 의원 검찰 소환을 두고 시작부터 맞붙었다.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맞받으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검찰이 정기국회 첫날 이른바 '대장동·백현동 의혹'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보하면서다. 검찰은 오는 6일 오전 10시 이 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 대표가 지난해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알지 못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데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또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특혜 의혹 관련해 국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고발당한 사건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월31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의 소환 사실은 보좌진이 이 대표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 비서관)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적혀있다.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채위원장 직무 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이 대표 보좌관이 검찰 소환 소식을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그래 전쟁이 맞다.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라고 응수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검찰의 소환 통보는 (이 대표의)허위사실에 대한 것이고, 거짓으로 덮으려는 범죄의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다"라며 "수사기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수사해서 결과를 내놓으면 되고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면 될 일"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권력형 범죄, 방탄과의 전쟁이며, 불의와의 전쟁"이라며 "썩은 냄새 진동하는 비리에 대한 차고 넘치는 증거조차도 권력의 힘으로 깔아뭉개며 '유권무죄'를 외치는 무리들과의 전쟁이다"라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소환 통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보복'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이 아니라 사정이 목적인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속내가 명확해졌다”라며 “민생 경제는 뒷전인 채 전 정부와 야당 표적 수사만 넓혀왔다. 전 정부 사정 정국으로도 성에 안 차는지 급기야 야당 대표 소환이라는 만행까지 저질렀다”라고 비난했다.

정청래 의원도 “대장동 몸통 운운하며 특혜 운운하더니, 그리고 먼지떨이 수사를 계속하더니 몸통의 꼬리도 잡지 못했고, 수없이 털었던 먼지도 나오지 않으니 결국 선거법으로 기소하는 야비한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을 자행했다”며 “이는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진보·민주·개혁 진영에 대한 도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월31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도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고 적절하지 않다"라며 "오랜 시간을 경찰, 검찰을 총동원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자신이 정치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선거법상 허위 사실 유포는 당선 무효가 될 정도로 엄한 사항이다. 이를 말꼬투리 잡는다는 식의 표현은 민주주의에 대한 폄훼이며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정당한 검찰 수사 폄훼를 멈추고,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라는 외압의 주장을 멈춰라.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과 법 앞에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라고 맞섰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연관되었다고 의혹을 받는 사건이 어디 한 둘인가?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게이트,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등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사건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지대하다"라며 "진작에 진실을 말했더라면 검찰에 소환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 이전 의혹받을 일이 없었더라면 수사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맹폭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