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엄수됐다.

연합뉴스는 AP·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스크바 도심에 있는 하우스 오브 유니언 필라홀에서 거행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수천명의 추모객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추모객들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이 놓인 관 앞에 장미와 꽃다발을 헌화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고, 고인의 외동딸인 이리나와 손녀 2명이 곁을 지켰다.

이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은 노보데비치 묘지로 운구돼 1999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여사 옆에 안장됐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당뇨와 심장 질환 등으로 인한 오랜 투병 끝에 지난달 30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탈냉전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나 국내에서는 옛소련의 몰락을 가져온 배신자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2000년 5월 권좌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고르바초프에 의한 옛소련의 붕괴를 "20세기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칭했다.

푸틴 대통령은 장례식에 불참했는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업무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있는 모스크바 중앙임상병원을 개인적으로 찾아 헌화했다.

외국 지도자 중에선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유일하게 장례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