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지하벙커서 총동원령 대책회의…5일 민방위복 차림 출근, 6일까지 밤샘 근무
취약계층·취약지대 재난 안전 챙겨…"선조치하고 후보고 해달라" 선제적 대응 강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03년 태풍 매미의 위력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초강력 태풍 제11호 힌남노의 피해를 놓고 대통령실과 정부 관련 부처 전원 비상 대기에 들어갔다.

추석을 앞두고 거대 재해에 마주하게 된 윤석열 대통령은 단호하고 신속한 비상 대응 조치를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4일 실시간 보고를 받고 최고단계의 대비태세를 지시한 윤 대통령은 이번 힌남노 태풍 상륙에 따른 취약계층·취약지대의 재난 안전을 최우선 강조했다.

4일 용산 지하벙커에서 총동원령을 내려 대책회의를 가졌던 윤 대통령은 이튿날인 5일 오전 대통령실 청사에 청록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출근하며 본격적인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태풍 힌남노 대비태세와 관련해 실시간으로 챙기기 위해 대통령실에서 철야하며 5일 밤부터 6일 새벽에 이르기까지 비상대기할 계획이다. 선조치 및 후보고 해달라는 선제적 대응을 강조한 기조는 그대로다.

   
▲ 9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태풍 힌남노 대책과 관련해 토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은혜 홍보수석은 5일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와 관련해 "늦은 저녁, 혹은 밤쯤에도 저희의 비상대기 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급박한 상황을 알렸다.

김은혜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국이 본격적인 영향권 안에 접어든 초강력 태풍 힌남노 대비 상황을 집중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틀 잇달아 용산 대통령실에 머물면서 종합 상황을 보고받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실 또한 이번 역대급 재난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위해 24시간 비상근무를 시행 중이다.
 
평시에는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대통령비서실 당직 등 최소 인원이 근무시간 외의 상황에 대기 중하만, 이번 비상근무의 경우 모든 비서관실과 필요 수석실의 인원들이 24시간 교대 근무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한다.

다만 김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특별히 더 당부하고 요청한 사안이 있다"며 "태풍 이후에 신속한 복구, 추석 물가에 대한 집중 관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수석은 "이날 보고에서는 추석 주요 성수품 관련 대부분 출하가 완료됐거나 비축 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수품 공급과 가격 관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남은 기간 더 촘촘히 챙겨서 주요 성수품 가격이 작년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각 경제 부처가 추석을 앞두고 민생과 물가 안정에 전력을 다해 줄 것을 지시했고, 태풍으로 피해를 볼 국민-가구-농가에 대해 복구비 및 재해보험을 신속하게 지급해 달라고 강조했다.

   
▲ 9월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모습이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는위험 지역의 안전조치에 철저히 대응해 달라"고 강력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서는 "물가 등 민생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바탕으로  민생 법안 및 민생 예산 처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50분간 피해 우려 지역의 광역단체장과 재난 부처 기관장과 잇달아 전화 통화를 갖고 태풍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주지사-경남지사-부산시장-울산시장-전남지사-소방청장-기상청장-경찰청장-행정안전부 장관-국방부 장관-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연쇄 통화를 갖고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가상해 모든 상황에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위기관리센터에 모인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다 같이 정신을 바싹 차려서 이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