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장기 보유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하 종부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18만4000여 명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세대 1주택자를 상대로 기존 종부세 공제액인 11억원에 3억원 추가해 14억으로 상향하는 방안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 종부세법 개정안이 반쪽짜리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지난 7일 국회 본회회를 열고 재석 245명 중 178명 찬성으로 이 같은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종부세법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돼 올해 11월 말 종부세 고지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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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 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이사를 위해 새 집을 샀지만 기존 주택을 바로 처분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경우나, 상속으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투기 목적 없이 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1가구 1주택' 지위를 인정해 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단, 이사를 위해 새집을 구매한 경우 2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양도해야 하고, 상속 주택은 5년 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한다. 저가 지방 주택의 경우 1채까지만 추가 보유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존 법상 다주택자로 분류돼 최고 6%(1.2~6.0%)의 중과세율로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종부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는 기본세율(0.6~3.0%)만 납부하면 돼 세 부담이 완화된다.
대상자는 이사에 따른 일시적 2주택자 5만명, 상속 주택 보유자 1만명, 공시가 3억원 이하 지방 저가 주택 보유자 4만명 등 1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과세일 기준 만 60세 이상의 1주택자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5년 넘게 보유했고, 소득이 일정 수준(총급여 7000만원·종합소득 6000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해당 연도 종부세가 100만 원을 넘을 경우에는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같은 혜택을 받는 이들은 8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비과세 기준선도 현재 6억원에서 1주택자 기본 공제금액인 11억원으로 상향되고, 최대 80%의 고령자·장기 보유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종부세 완화안의 핵심이던 1주택자의 특별공제 기준을 기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3억원 높이는 방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결국 불발됐다. 이에 따라 당초 종부세 면제를 기대됐던 9만3000명은 종전처럼 세금을 납부하게 됐다.
민주당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60%로 정해진 상태에서 특별공제 기준을 정부 절충안인 12억 원까지 조정할 경우 지나친 감세가 될 수 있다며 추가공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1주택자의 세부담 완화를 위해 특별공제 기준은 꼭 높여야 한다며 민주당이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은 류성걸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종부세 비과세 관련된 금액을 13억으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도자료 통해 명확하게 숫자 제시하면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종부세 부담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공제 금액이 변경되더라도 이미 국세청에서는 현행법에 따른 안 대로 현재 하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 약 12만 명 정도에 해당하는 분들은 특례 관련해 혼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고집을 접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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