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호찌민·LA 취항, 향후 수요 맞춰 미주·유럽 추가 진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신규 사업자 진입하기 좋은 기회"
"JC파트너스-박봉철 분쟁, 회사 경영과 무관…지속 투자 약속"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LA 취항 등 중장거리 노선 사업 계획을 본격화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이사(사장)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LA 노선 취항 기념 출입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15일 에어프레미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인천-LA 노선 취항 기념 출입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이사(사장) △박영철 에어프레미아 부사장 △금창현 에어프레미아 여객사업본부장 △박광은 에어프레미아 전략본부장 △유건우 보잉코리아 이사 △라문혁 보잉코리아 매니저 △김재이 BCA 아시아 지역 세일즈 디렉터 △데이비드 윌리엄스 BCA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마케팅 디렉터가 참석했다.

유명섭 대표는 "서비스는 풀 서비스 캐리어(FSC), 효율성은 저비용 항공사(LCC)를 추구한다는 취지 아래 올해 7월 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첫 국제선 여객 영업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10월 29일 미국 LA 노선 취항을 기점으로 삼아 올해 790억 원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5년 후 연 매출 86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유 대표는 기존 LCC와 자사 사업 모델과의 차별점으로 △차세대 항공기 △중장거리 노선 중심 △기내 서비스 차별화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H(Human, 사람에 대한 존중)', 'S(Safety, 승객 안전)', 'C(Comfort, 최적의 비행 경험·편안함)'는 에어프레마의 브랜드 철학"이라고도 했다.

2025년까지 연료 효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10대까지 들여와 기재 단일화를 이뤄내고, 이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경쟁력과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유 대표의 전략이다. 또 합리적인 운임 외에도 장시간 비행에 기내식과 같은 고수요 서비스를 기본 제공한다는 부분도 포함돼 있다.

유 대표는 "기재를 다양화 하면 정기 운항·기내 서비스 등 여러 부분이 굉장히 복잡해진다"며 "수익성이 낮은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는 과감히 없애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가장 편안한 이코노미 좌석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에어프레미아 측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 이코노미 좌석 간 간격은 이코노미 기준 32~33인치인 반면,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35(이코노미)·42(프리미엄 이코노미)인치다. 또 좌석 넓이는 이코노미석 18인치,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20인치라는 설명이다. 또 좌석별로 스크린을 장착해 기내에서 영화도 볼 수 있고, 면세품·각종 서비스 주문이 가능하고, 유료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말도 이어졌다.

   
▲ 금창현 에어프레미아 여객사업본부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LA 노선 취항 기념 출입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싱가포르 노선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와이파이 속도와 관련, 금창현 여객사업본부장은 "기내 5G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아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즐기기에는 아직 역부족한 상태"라면서도 "카카오톡으로 급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는 된다"고 전했다. 이어 "와이파이 대역은 한정적이고, 최대 탑승객 309명 모두가 접속하면 제공 속도가 다소 느려져 딜레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노선 확보와 관련, 금 본부장은 "연말까지 787-9 드림라이너 3대를 더 들여오겠다"며 "10월 중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에도 항공편을 투입하겠다"며 "향후 항공 시장 수요에 맞춰 미주·유럽(독일)까지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표명했다.

올해 7월 15일부터 에어프레미아는 주 4회 인천-싱가포르 정기 노선편을, 지난달 27일부터는 주 1회 인천-앙카라 전세기편을 띄우고 있다. 다음달 6일과 29일부터는 호찌민과 LA에 주당 각각 4회, 5회 운항할 계획이며 하노이와 방콕 노선은 주 4회로 검토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787-9 드림라이너에 롤스로이스plc 트렌트 1000 엔진을 채택했다. 하지만 롤스로이스는 일반적으로 지정 공장에서 정비를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적은 기재를 보유한 상황에서 오버홀과 같은 중정비에 들어갈 경우 항공기 운영에 있어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점에 대해 유 대표는 "당사는 롤스로이스plc의 '토탈 케어 서비스'에 가입해있어 국내외에서 제작사 기술자 파견 등 정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유사시를 대비해 예비 엔진도 1기를 준비해뒀다"고 했다.

   
▲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현재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대형 항공사가 하나로 합쳐질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타 항공사들에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운수권·슬롯 중 일부를 나눠주는 조건 아래 합병 승인을 내줬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지금은 우리 같은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기회"라며 "중대형 기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는 여객·화물 사업을 병행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309석을 다 채우고도 장거리 노선에는 10.5톤, 동남아와 같은 단거리 노선에는 13.5톤이 넘는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광은 전략본부장은 "지금 당장은 화물기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시스템에도 투자해 구축했다"며 "카고 전용 홈페이지도 만들어 화주나 일반 고객들도 화물 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화물 사업 진출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에게 있어 부채비율·자본잠식률 등 재무구조 문제는 경영 상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된다. 항공 주무 부처 국토교통부가 항공 사업 면허 박탈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당사는 2017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초기 투자금 473억 원, 지난해 3월부터는 JC파트너스-코차이나그룹 컨소시엄으로부터 672억 원, 이후 올해 6월까지는 주주배정 증자로 522억 원 등 총 1667억 원을 조달했다"며 "이처럼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해준 덕분에 재무 안정성을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에어프레미아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43.4%로 340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210억 원 가량 영업적자를 내지만 이후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350억~9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실현해 재무 개선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 JC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주식을 매각하고자 하나 박봉철 전 코차이나그룹 회장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박 전 회장 측은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때문에 기재 도입·노선 확장과 같은 굵직한 사업 추진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주주들과 직원들 역시 동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유 대표는 "양대 주주 간 의견 충돌과 회사 경영은 별개의 이슈"라며 "양측으로부터 당사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을 우리에게 줬다"고 답했다. 또 "다른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하는 방법도 있고, 좌석 판매에 따른 매출이 이어져 유동성 확보가 지속적으로 가능해진다"며 기재 도입 등 사업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그는 "2018년식 중고기를 포함, 내년 상반기까지 도입할 5대분에 대해서는 보증금 등 리스료 문제가 이미 해결된 상태인 만큼 경영 부담은 없는 상태"라며 "이후 2025년까지 들여올 기재는 모두 보잉 찰스턴 공장에서 신조 제작분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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