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배추 수급안정 위해 비축·농협 계약물량 등 3000톤 공급
수출김치용 배추 600톤 9월 중 조기 도입 및 추가 수입 검토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추석 이후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배추 가격은 평년보다 높아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축물량 및 농협계약물량 공급으로 김장철을 앞둔 다음달부터는 안정세를 찾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배옥병 수급이사(우측 2번째)가 지난 6월 23일 강원지역 배추 산지 수매비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aT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16일 주요 품목별로 9월 중순(11~15일 기준) 도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무·양파·대파·상추(청상추)·깻잎·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은 9월 상순에 비해 하락했으며, 그중 대파·양배추·청상추·깻잎·시금치는 평년보다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과일·과채의 경우도 사과·배·포도(샤인머스캣)와 오이·애호박·가지·토마토의 도매가격은 9월 상순보다 하락하였을 뿐만 아니라 평년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 가격은 지속적인 공급 확대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9월 중순은 명절 직후 도축 물량 일시 감소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나 곧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8월 말부터 하향세로 전환돼 9월 중순에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닭고기와 계란도 안정적인 생산이 계속되고 있어 닭고기 가격은 9월 상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계란은 9월 상순보다 하락했다.

   
▲ 주요 농축산물 도매가격./자료=농식품부


다만 배추의 경우 추석 이후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다. 9월 상순 도매가격(가락시장, 상품 기준)은 포기당 7009원이었으나, 9월 중순(15일) 가격은 8748원으로 추석 전보다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수확되고 있는 배추는 해발 600m 이상의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배추”라며 “여름철 노지에서 재배되는 특성상 강우 등 기상 여건이 배추 생육에 영향을 미치며 최근 잦은 강우는 배추 생육에 불리한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기상 악화로 작황이 다소 부진해진 상황에서 추석 성수기 기간 수요증가에 대응해 조기 수확 등으로 공급을 확대함에 따라 추석 이후 공급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은 현재 시기는 고랭지배추 수확이 점차 마무리되고 이보다 고도가 낮은 준고랭지(해발 400~600m) 배추 수확이 시작되기 전으로 일시적으로 공급 감소가 나타나는 시기로, 9월 말부터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시작되면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준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평년(877ha)보다 10.4% 증가한 968ha로 조사된 만큼, 향후 작황 상황에 따른 변동성은 있으나 재배면적 확대 영향으로 평년보다 준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9월 기간 배추 수급 불안에 대응해 추석 성수기에 이어 비축 등 공급 확대를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추석 성수기(추석 전 3주간) 동안 비축 6000톤 등 총 1만 톤을 시장에 공급했으며, 9월 수급 불안에 대비해 추가 비축한 물량과 농협 계약물량 등 총 3000톤을 9월 말까지 시장에 공급키로 했다. 

그밖에 수출김치용 배추 수입은 현재 1000톤을 김치 수출업체에 공급 완료했으며, 10월 상순까지 수입키로 한 600톤은 이달 중에 조기 공급할 계획이다. 

수출김치용 배추를 수입산으로 공급하는 경우 동일한 물량의 국산 배추가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수요가 있는 경우 해당 물량 수입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 7월에 준고랭지 배추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부가 수확량을 전량 수매하는 방식으로 재배면적을 100ha 확대한 바 있다. 당초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9월 말 또는 10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9월 중 공급감소 상황을 고려해 완전히 생육되기 전이라도 조기 수확이 가능한 물량은 선별해 시장에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 농림축산식품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김종구 유통소비정책관은 “추석 이후 농축산물 가격은 대체로 안정되는 상황이나, 배추는 준고랭지 배추가 공급되기 전인 9월에 다소 높은 가격이 유지될 수 있다”면서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이뤄지기 전까지 배추 수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는 농협 등과 함께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여 공급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준고랭지 배추 수확에 연이어 10월 중순부터 출하되는 가을배추 재배의향면적은 평년(1만3444ha)보다 1.3% 증가한 1만3625ha로 조사돼 평년 수준의 작황을 고려할 경우 김장철(11월~12월 상순) 수급 상황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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