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의 8월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격차)가 토스뱅크-케이뱅크-카카오뱅크 순으로 나타났다. 토뱅과 카뱅은 전달보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반면, 케뱅은 홀로 늘어났다. 금리상승기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린 여파로 3사 금리차가 5대 시중은행보다 두드러진 모습이다.
21일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토뱅은 3사 중 가장 높은 4.79%포인트(p)를 기록했다. 한달 전 5.65%p에 견주면 0.86%p 줄어들었다. 대출금리(기업+가계)가 6.65%에서 6.99%로, 저축성수신금리가 1.00%에서 2.20%로 각각 상승해 수신금리 인상폭이 대출금리 인상폭을 앞지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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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3사의 8월 예대금리차가 토스뱅크-케이뱅크-카카오뱅크 순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
토뱅 관계자는 "(가계·기업대출 고객) 10명 중 4명이 중·저신용자이다보니 신용도가 고신용자보다 확연히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은행 정책상) 타깃층이나 실제 고객의 분포도가 타 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기반의 기업대출도 중·저신용자가 10명 중 4명을 차지하고 있어, 대출금리가 높아보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수신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예대금리차 수신금리 산출 대상에 저축성예금뿐 아니라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성 예금까지 포함돼 있는데, 자금 운용계획에 따라 이 부분에 일부 변동이 있었다"며 "6월에 출시한 적금상품(키워봐요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 시점에 고객이 체감하는 평균 수신금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전보다 금리차가 크게 줄었지만 토뱅은 여전히 JB전북은행에 이어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별도의 예·적금 상품 출시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상품인 파킹통장도 당장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쟁사 동향이나 금리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시에 반영되는 수신금리는 요구불예금을 제외하고 있다. 요구불예금의 특성상 입출금이 잦아 주요 은행들은 금리를 매우 낮게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수신금리에 함께 반영하면 저축성예금(예적금)만 반영될 때보다 평균금리가 크게 낮아지는 착시를 빚는다. 이번 공시에서 요구불예금이 수신금리에 제외된 배경이다. 토뱅은 출범 당시부터 전략적 결정에 따라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으로 유동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공시 기준대로만 놓고 보면 토뱅에게 여러모로 불리한 셈이다.
예대금리차 2위는 케뱅이었다. 케뱅의 예대금리차는 3.11%p로 한 달 전 2.45%p보다 꽤 늘어났다. 대출금리(기업+가계)가 5.19%에서 5.91%로, 저축성수신금리가 2.74%에서 2.80%로 각각 상승했다.
케뱅 관계자는 "8월 말께 대출금리를 많이 내리고 예적금은 올렸는데 월초에 대출 받은 사람들은 반영이 안 된 영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저신용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8월 신규 취급한 중·저신용자 비중이 7월 대비 7%p 늘었다. 그래서 대출금리가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뱅의 예대금리차는 1.96%p로 한 달 전 2.33%p 대비 0.37%p 하락했다. (가계)대출금리가 4.46%에서 4.76%로, 저축성수신금리가 2.13%에서 2.80%로 조정돼 궁극적으로 금리차를 좁히게 됐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 평균에 견주면 여전히 금리차는 높은 편이다.
카뱅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하고 있고 대출 포트폴리오가 신용대출에 치중을 하다보니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햇살론 등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상황은 비슷했다. 케뱅은 한 달 전 2.46%p에서 3.13%p로 상승한 반면, 카뱅은 2.25%p에서 1.86%p로 하락했다. 정책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토뱅은 4.76%p로 가장 높았다.
공시를 두고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공시가 도입 초기인 탓에 불안정한 데다, 당국 요구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단순 수치에서 비롯되는 '낙인효과'는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요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공시 제도 이후 은행들이 금리 올리고 내리는 데 신경을 쓰는 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 결과만 보고 특정 은행이 마진을 많이 남긴다고 낙인을 찍기엔 무리가 있다. 대출이나 예적금이나 어떤 상품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예대금리차를 의식해 은행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고객 기만'이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며 "공시제도는 이제 초기단계이니 실효성 있게 좀 더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개선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뱅·케뱅이 각각 25%, 토뱅이 42%를 계획 중이다. 6월 말 현재 포용금융 비중은 토뱅 36.3%, 케뱅 24.0%, 카뱅 22.2%를 각각 기록 중이다. 3사 모두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연내 목표치 달성은 충분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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