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자신을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던 '성 상납'이라는 무거운 짐을 조금은 덜게 됐다. 경찰이 지난 20일, 성 상납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다. 또한 '알선수재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당 윤리위원회(윤리위)는 오는 2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무혐의'가 아닌 '불송치'라는 점에서 '성 상납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윤리위로서는 경찰의 이같은 결정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추가 징계 여부에 청지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이 전 대표가 김성진 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2012년 두 차례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이 해당 사건을 불송치로 종결한 이유는 '공소시효(5년) 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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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9월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또한 경찰은 이 전 대표가 2015년 9월 24일 김 전 대표로부터 20만원 대의 추석 선물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23일 종료된다.
다만 경찰은 이 전 대표가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했다는 의혹(7억 각서 작성 등)과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가 이 전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한 사건은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이같은 판단이 나오자 이 전 대표 측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유죄추정의 원칙으로 생사람을 잡았다"라며 지난 윤리위 당원권 6개월 정지 결정을 정면 겨냥했다. 이 전 대표도 2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잡기할 시간에 물가와 환율을 잡았으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낫지 않았을까"라고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윤리위는 오는 2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이는 이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전환된 이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신군부’ 등 계속해서 당을 공격한 데 대한 추가 조치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지난 18일 “(이 전 대표가) 당원, 당 소속 의원, 그리고 당 기구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비난적 표현 사용 및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윤리위 추가 징계를 일주일 여 앞두고 나온 경찰 조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리위에 부담으로 작용할거라는 의견과 이번 결과와는 무관하게 윤리의가 강력한 처분을 내릴거라는 의견이 양립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2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경찰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윤리위의 1차 징계(당원권 정지 6개월)도 흔들리게 됐다"라며 "2차 징계를 하는 게 윤리위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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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양희 중앙윤리위원장이 7월8일 새벽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는 "지금까지의 윤리위 징계 사례를 보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이뤄졌고, 이 경우에도 '당원권 정지 3개월'이 전부였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결정과 추가 징계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오는 28일 열리는)윤리위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는 무관하게 좀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억울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자신이 몸 담았던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언행과 행위를 한 것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이 너무 지나치다.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어차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질서 있는 이별을 할 수 없다면 극적 이별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이번에 나온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다. 달라진 게 없지 않나"라며 "이번 결정이 윤리위의 추가 징계 논의에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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