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업자득' 비속어 발언 논란, 최우선 과제지만…윤, 26일 '강경' 입장 밝혀
물가환율 급등·한미통화스와프·IRA 이슈·내각 인선…첫 정기국회 맞아 협치 가능할까 '물음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지 3일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팎에 여러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무엇부터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난제는 자신의 비속어 발언과 그에 따른 대통령실의 해명 논란이다. 대통령실은 엠바고 해제 전 기자단에게 적절한 해명을 못했고, 13시간 후 완전히 다른 해명을 내놓아 사태를 더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26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해당 영상은 한국으로 송출되었고, 풀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대통령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기자단은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자단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음을 밝힌다"며 "보도 이후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통령실은 '이XX'라는 발언 대상이 미 의회도 아니고 우리나라 야당도 아니라고 밝힌 상태다. "이XX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가 공식적인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해외순방 귀국 후 첫 출근길에 이를 묻자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태 해결은 종잡을 수 없게 됐다.

   
▲ 9월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5박 7일간의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을 위해 이륙하기 직전 공군 1호기 안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문희 외교비서관 등 외교 안보 참모들과 대통령 주재 국가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가졌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앞서 '이XX' 당사자로 지목 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예고하면서 기세가 등등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윤 대통령을 겨냥해 "진실은 은폐하면서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을 이어갔다"며 "윤 정부의 실수와 준비 부족도 큰 문제지만 더 심각한 건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한 거짓과 기만"이라고 맹폭했다.

박 원내대표는 "순방 총책임자인 박진 장관을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등 외교안보 참사 트로이카의 전면 교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난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환율 금리 물가가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선 경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을 주재하면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현장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급변 사태에 대비한 한미 통화스와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기업 전기차 보조금 차별 우려도 경기 침체 상황과 맞물린 시급한 현안이다.

내치와 관련해서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공석 또한 현안 중 하나다. 교육부장관은 박순애 전 부총리 사퇴 후 공석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1기 내각 인선을 신중히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난제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정기국회를 앞둔 국회와의 협치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향해 '외교 참사'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계속 공격적이라 대치 국면이 깊어졌다.

현안과 관련해 추진해야 할 핵심 입법안도 산적해 있고, 정기국회를 비롯해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통과도 올해 하반기 굵직한 난제로 꼽힌다.

다방면으로 윤 대통령의 전향적인 결단과 협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몇주간 윤 대통령이 어떤 태도와 대응, 조치를 할지 주목된다. 취임 1년차 임기 초반이지만 윤 대통령의 고초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