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준석 가처분 기각 결정...국힘 '정진석 비대위' 유지
정진석 "법원 현명한 판단에 감사...지도체제 안정시킬 것"
윤리위, 6일 이준석 추가징계...제명 수준 중징계 갈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법원이 6일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상대로 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 3개월 여간 '이준석 리스크'로 극심한 몸살을 앓았던 국민의힘 지도 체제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날 저녁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의결할 예정이고 이 전 대표가 가처분으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측의 갈등이 쉽사리 정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결정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4차·5차 가처분(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정지·지명직 비대위원 6인 직무정지)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3차 가처분(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에 대해서는 각하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왼쪽)이 6월 1일 지방선거 출구 조사 결과 발표에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법원 결정이 나오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라며 "이제 집권 여당이 안정적인 지도 체제를 확인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튼실하게 뒷받침 하기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1차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에 "1차 가처분에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서 (2차 비대위가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 결정으로 당 지도부가 안정을 되찾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가처분도 잘못된 가처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때도 인용해선 안됐다"라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제 혼란을 정리 할 때"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결론이 나왔으니 이준석 전 대표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분열을 멈추고 모두가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법원 결정 이후 페이스북에 "애초부터 이 사안은 헌법상 조직인 정당의 자율에 속하는 것으로서 법원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법원이 정상적 판단을 내린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이제 지난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당의 중요한 책임자였던 공인의 입장에서 국민들과 당원, 그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통 큰 결단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우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해 '제명' 수준의 강력한 중징계를 내릴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 대표의 발언만으로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리기에는 윤리위로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어 '당원권 정지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전직 당 대표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대통령과 당을 향해 도를 넘는 공격을 계속해 오지 않았나"라며 "자신이 그렇게 비판해 온 '내부총질'을 지금도 하고 있고, 이런 점을 보더라도 윤리위가 '제명' 수준의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9월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양두구육', '신군부' 등 이 전 대표가 금도를 넘어선 발언을 한 것은 맞다"면서도 "'막말'만으로 윤리위가 이 전 대표를 '제명'하는 것은 공정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 아니겠나. 징계를 내리더라도 당원권 정지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냐에 따라 국민의힘은 또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것이고 3개월 간 이어져 온 전직 대표와 당 지도부 사이의 갈등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또 다시 윤리위 심판대에 오르게 된 이준석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기각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 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라며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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