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정진석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기각·'당원권 정지 1년'의 추가 중징계까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정치적 사형 선고를 받았다. 보수정당 최초 '0선' '30대 당 대표'였던 그가 '권력 다툼'에서 '완패'한 것이다.
문제는 내년 1월 복귀 예정이었던 이 전 대표가 오는 2024년 1월까지 당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되면서 차기 총선 출마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가 '신당창당'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할 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지난 6일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명직 비대위원 6인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와 함께 전국위원회의 당헌개정안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은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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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9월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더해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같은날 5시간 넘는 회의 끝에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의 추가 중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사유는 △당헌 개정안에 대한 가처분 신청 △당 소속 의원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욕·비난적 표현 등이다.
내년 1월 복귀 예정이었던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추가 징계로 2024년 1월8일 이후에야 당으로 돌아올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우선 국민의힘 당규에는 총선 공천을 받으려는 자는 공천 신청일 기준으로 '책임당원'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책임당원이 되려면 당비를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차기 총선은 2024년 4월10일에 개최되고 이는 이 전 대표의 당원권 회복시점으로부터 3개월 여 뒤다. 또한 당규에는 ‘공천을 선거일 45일 전까지 완료'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공천 신청일 기준 이 전 대표가 책임당원의 지위를 얻는 건 사실상 어렵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차기 총선에 출마하는 게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신당 창당설' '추가 가처분' 등 여러 관측들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른정당시절 경험을 보더라도 그렇고 신당은 안만드는 게 좋다. 지금 신당을 만들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꽤 오래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전 대표가) 움직이더라도 다음 총선을 앞두고 움직일 거다. 올해나 내년 여름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탈당설과 신당 창당설을 의식한 듯 윤리위 추가 징계 이후 페이스북에 첫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무겁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의 '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이라는 한자성어와 함께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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