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11일 오후 6시 서울 청담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을 르노그룹이 내놓는 새 중대형 차량의 수출 허브로 삼겠다"라고 선언하며 "투자 여건 등이 갖춰지면 향후 6년 간 르노코리아에 수억 유로(조 단위)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르노코리아가 내놓는 중대형 모델은 업계 기술을 선도하는 프리미엄이 사양이 될 것"이라며 "중국 길리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볼보 기술력의 혜택을 누리고, 르노코리아가 가진 경험과 기술, 디자인을 모두 섭렵한 세그먼트"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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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과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가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김태우 기자 |
르노그룹의 이같은 결정은 한국 시장이 다양한 국가와 교류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가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데 메오 회장은 "한국은 자체만 굉장히 좋은 시장이고,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만 봐도 한국에서 차를 생산해 유럽 등 다른 국가로 연결할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및 배터리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르노그룹에 확신을 줬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자들이 있다"며 "르노그룹은 한국의 혁신적이고 더 진화한 기술 생태계와 긴밀히 연결해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르노코리아의 수출 성적이 좋은 점도 르노그룹의 결정을 재촉했다. 르노코리아의 1~9월 누적 수출 규모는 8만3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75.7% 늘었다.
데 메오 회장은 새 모델에 대한 종류에 대해선 한계를 두지 않았다. 전기차일수도 있지만, 내연기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연기관도 아직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이퓨얼 등 다양한 연료들이 있기 때문에 미래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문도 닫아 놓지 않고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가 지난 6월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르노코리아의 전동화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당시 드블레즈 대표는 전기차 출시 시기가 다른 경쟁 브랜드에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해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해 볼 때 2030년 BEV 비중은 30~4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6년에는 2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그때를 르노코리아 전기차 출시의 완벽한 타이밍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데 메오 회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수억 유로의 투자 조건으로 "중국 길리자동차와의 조인트벤처가 계획대로 잘 운영돼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하며 "몇 가지 모델에 대한 개발 승인을 비롯해 수익성을 담보할 중기적인 공정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르노그룹과 중국 길리자동차는 양측이 공동 개발한 친환경 신차를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르노코리아는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개발하고 생산해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수출도 추진한다.
한편 루카 데 메오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 앞서 국내 배터리 3사와 회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르노그룹이 기대하는 것은 한국에 있는 파트너사와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현재 유럽에서 '배터리가 무겁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3사 배터리사와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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