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 대전환해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연다. 고객들은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리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 및 비전을 발표하는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를 열고,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은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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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대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속 진화하는 자동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차세대 차량 플랫폼과 통합 제어기,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장 및 고객 요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현대차그룹은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의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올해 말 기준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많은 커넥티드 카에서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없던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고객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차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가공해 혁신 서비스를 창출하는 한편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도 제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도 개발한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해 하나의 계정만으로도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체제로 기업의 구조를 전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기업의 수익성이 상당 부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부품과 모듈 공용화, 설계 효율화,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 출시 및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상품성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하고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고도화·내재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총 18조원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모든 현대차그룹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적용
현대차그룹은 2025년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해 고객들이 늘 최신 상태의 차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해 현대차그룹의 전 차종이 소프트웨어 기술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모빌리티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부사장은 "무선 업데이트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도 기능과 성능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고 똑똑해진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법규에 맞춰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항상 최신의 상태로 유지되면 차량의 잔존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조합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량을 만들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Feature on Demand) 서비스를 내년 일부 차종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2025년 기준 2천만 대, 이후 매년 급속히 늘어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 차량들이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개인화 서비스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빅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새로운 가치를 찾고, 고객 개개인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차세대 공용 플랫폼 개발, 통합 제어기 적용으로 SDV 전환 및 보급에 박차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어기를 통합해 SDV 전환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고, 이에 따라 기획, 설계, 제조 등 일련의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또, 플랫폼을 공용화한 결과 차량 개발 복잡도가 낮아져 SDV 기술 신뢰도가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현재의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된다.
또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및 무선 업데이트 기본화 등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eM과 eS 플랫폼이 현대차그룹의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 아래 탄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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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대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IMA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한 개발 체계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별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제어기도 통합하고 있다.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개발하고, 제어기의 수를 크게 줄여 나갈 계획이다.
기존에는 차량의 각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모두 개별로 수정해야 했는데, 제어기를 통합하면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통합된 제어기는 다양한 차급과 국가별로 최적화된 지역 전략 차종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차량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주기는 단축되고 범위는 확대된다. 특히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제품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영역은 각각의 통합 제어기 양산을 통해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자·편의(Comfort)와 △주행성능(Driving) 영역의 제어기도 각각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 운영체제 자체 개발, 자율주행 기술도 고도화
현대차그룹은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의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를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ccOS는 모든 제어기에 공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고도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넥티드 카가 생성하는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반도체도 필요한데,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컴퓨팅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협업해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하드웨어를 ccOS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그래픽 인지 및 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데이터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커넥티드 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고성능의 반도체를 탑재해 고객이 빠르고 끊김 없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컴퓨팅 파워가 고도화되면 통신 처리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실시 등 고객이 다양한 환경에서 체감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대폭 향상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어기 통합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여러 센서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과 함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한데, ccOS가 이를 뒷받침한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 전무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 2세대 통합 제어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시스템을 공개한다"며 "아울러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원격 자율주차(RPP, Remote Parking Pilot) 기능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기반 3세대 통합 제어기를 선행 개발 중이다. 이는 현재 양산 적용 중인 2세대 제어기보다 더욱 고성능의 CPU를 탑재하고 제어기 통합 수준을 높여, 더 빠른 연산과 효율적인 제어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특히 3세대 통합 제어기는 방열 및 소음 개선, 비용 효율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레벨 3의 양산 확대 적용과 더불어 자율주행 레벨 4와 5까지 적기에 양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자동차 데이터 가공해 혁신 서비스 창출하고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 제공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설계, 생산, 판매, 운행, 중고 거래 등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데이터를 서로 결합 및 가공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 또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진은숙 현대차그룹 ICT혁신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데이터 플랫폼은 단순히 자동차의 주행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의 모든 라이프 사이클과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는 고객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차 생애주기의 각 단계별 데이터가 어떤 과정으로 생성되는지를 분석하고,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선별적으로 수집하는 한편,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수 천만 대의 커넥티드 카가 생성하는 교통신호, 사물 정보, 지도 정보 등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딥러닝 기술로 학습해, 가치 있는 정보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인적·물적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방해 외부 사업자도 차량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물류 및 숙박을 비롯한 다양한 이종 산업과도 제휴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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