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원동력 '창의적 상상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무게
취임 후 '모빌리티 영역 재정의' 평가 속 만만치 않은 당면과제
오는 14일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식으로 그룹수장으로 오른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수석부회장시절부터 실질적인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정의선 회장은 본격적인 그룹 내 체질개선에 돌입했고, 지속가능한 미래먹거리 마련에 힘썼다. 정 회장은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과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전략은 현재까지 많은 성과를 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기반이 다져진 미래성장동력의 활성화 등 정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편집자 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코로나와 친환경차로의 트렌드 변화 등 주변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긴축정책 등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도 정의선 회장은 과감한 투자로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반도체 수급난, IRA 문제 등 과제를 안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위기돌파 능력과 리더십을 통한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프닝 세레모니.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 서산시 태안군 성일종 국회의원, 가세로 태안군수.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조직문화의 혁신을 촉진에 나섰고, 나아가 현대차그룹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한편, 자동차 산업의 틀을 깨고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영역에 진출했다. 

경영성과 역시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판매 순위 '톱3'에 올랐다. 세계 자동차 역사의 주역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모두 제쳤다. 또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양사 영업이익은 취임 당시인 202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정의선 회장의 창의적 상상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회장은 도전하는 조직문화 조성에도 임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기업 역할의 창의적 변화는 구성원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믿음에서 소통을 확대하고, 임직원의 마음건강까지 살피는 그다. 

정 회장은 새로운 플랫폼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미래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그는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20년부터 UNDP(유엔개발계획)와 함께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포 투모로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2012년부터 진행해 온 'H-온드림' 사업에 2027년까지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함으로써 스타트업 육성, 일자리 창출, 사회적 문제 해결 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회장에게 주어진 해결 과제도 적잖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비롯해 반도체 부품 수급난 해소, 지배구조 개편 등이 주로 언급된다.


◇외부요인 변수 대응력…미래산업 경쟁력 강화 절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단순한 자동차 제작 판매를 넘어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를 위한 기업간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고 이미 대한민국의 산업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면모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정 회장이다. 

이런 그의 도전에 외부적인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미국은 지난달부터 자국산업보호를 명목으로 IRA가 시행중이다. 이는 미국내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현대차그룹산하의 전기차는 전부 해택을 받지 못한다. 

IRA대상에는 일반 전기차(EV)를 비롯해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모두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친환경 차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만큼 사실상 최대 피해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은 조지아 공장 준공 시기 등을 앞당기는 등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후 담화문을 밝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와 함께 반도체 기술 내재화 필요성도 언급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난이 다소 해결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출고 적체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2020년 말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내재화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시작단계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같은 글로벌 시장상황의 변화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성장동력에 영향을 미칠 우려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변수에 선제대응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못하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권역별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노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 

하지만 이번 IRA의 대응 미흡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저적도 있다. 이 밖에도 전기차 시대의 배터리 공급문제 해결도 정 회장이 풀어야 될 숙제다. 

국내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원천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만큼 아직은 더 다양한 해법마련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UAM 등에서도 배터리가 필요해지는 상황이지만 외부공급으로 이를 안정화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인식하고 현재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가능성은?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유일한 그룹이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정 회장의 과제중 하나로 꾸준히 언급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무산된 바 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현대모비스 저평가 논란이 확대되며 이를 철회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결국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언급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 분할·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시장 반발과 과거 합병 무산에 따른 부담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나 업계에선 정 회장이 '정공법'을 택하는 쪽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다만 주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2018년 이후 가장 널리 알려진 방식인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크게 3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구성됐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정 회장의 핵심계열사 지분율이 높아져야 하고 이는 정 회장의 자금력 확보로 연결된다. 올 상반기 기준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간의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온만큼 코로나라는 터널의 마지막 관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며 "외부요인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기술력 방어를 위한 작업까지 완료되면 좀 더 빠른게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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