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내달초 4번째 자이언트스텝 예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까지 확대된다. 한미 금리 격차로 인한 물가와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 한국은행이 내달 24일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빅스텝에 나설지 주목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기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오는 11월과 12월 올해 두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연준은 최근 세 차례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정책금리를 인상했으며,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3.00~3.25% 수준이다.

연준의 이 같은 고강도 긴축 배경은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자리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올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1%)를 상회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9.1%)에서 7월(8.5%), 8월(8.3%) 9월(8.2)로 3개월 연속 둔화됐으나, 여전히 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올라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속에 연준은 당장 내달 2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이번에도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 수준으로 한국(연 3.00%)과의 금리 격차(금리 상단 기준)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금리 역전의 폭이 커질수록 외국인의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며, 원화 가치(원·달러 환율 상승)도 우려도 커진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한은이 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5%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가 다소 꺾이더라도 일단 고물가부터 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준금리 인상(연 2.50→3.00%)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5%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기준금리의 최종 상단을 3.5%로 보는 시장의 견해에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유력시되면서 이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한층 거세졌다"며 "연준의 11월 12월 고강도 긴축이 예상되는 만큼 한은의 내달 빅스텝 단행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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