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신보·캠코 등 국감…부실률 낮은 소부장 예산 삭감도 거론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15일부터 신청받고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18일차인 지난 14일까지 3만 5855건(약 3조 6490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상품 신청조건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금리가 상승 중에 있는 과정에서 금리 조정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대환을 꺼리고 있다"는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15일부터 신청받고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18일차인 지난 14일까지 3만 5855건(약 3조 6490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상품 신청조건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금리가 상승 중에 있는 과정에서 금리 조정 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대환을 꺼리고 있다"는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부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양정숙 무소속 의원, 박용진·박재호·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등은 최 사장에게 "9월부터 3차 안심전환대출을 시작 중인데, 집행실적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이용 중인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주금공은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최저 연 3.7%의 초장기 고정금리로 대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접수받고 있다.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KB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라면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대환을 신청한 건수는 매우 저조하다. 이날 주금공이 발표한 지난 18일간 성과는 약 3조 6490억원으로 공급 목표액 25조원의 약 14.5%에 불과했다.

이날 최 사장은 "주택가격·소득기준 등의 문제일 수 있지만, 금리가 상승 중에 있는 과정에서 (대출자의) 금리조정주기가 도래하지 않다 보니 (예비 접수자들이) 대환을 꺼리고 있다"며 "일부는 이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초 생각보다 더 저조하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이용 중인 대출자들이 대환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향후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심리 탓에 대환을 꺼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예비 수요자들의 최종 결정을 위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고 다음달 7일부터 주택가격을 올려 2단계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가격 상한선은 미정이다. 당초 주금공은 상품 신청을 이날 마감할 예정이었다. 

최 사장의 해명은 여야 의원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양정숙 의원은 "신청요건을 그대로 두고 일정만 늘린다고 되느냐"고 묻자, 최 사장은 "신청요건이 까다로운 게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금리가 계속 상승 중이다 보니 고객들은 금리조정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그렇다고 본다. (주금공이) 기다려줘서 (대출자가 대환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리 조정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수요자들 요구에 맞지 않으니 (다른 조건의)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정책 수요예측에 대한 실패를 수요가 없다고 하면 시장 요구에 적절히 공급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가격 4억원 이하 매물현황은 서울 2.0%, 경기 15.6%, 인천 5.5%, 부산 7.3%, 대구 5.2% 등에 불과하다. 서울 등 수도권에 잔존한 일부 매물도 국민들이 선호하는 아파트가 아닌 만큼, 주택가격 등 수용조건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도 "지난 3년간 평균 주택매매가가 약 39% 상승했고, 올해 8월 말 평균매매가가 4억 2018만원이었다"며 상품 설계가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고령층 등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한 '주택연금제도'의 신청이 미비한 점도 여야 의원들의 표적이 됐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도 주택연금 가입률이 1.7%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취약계층이) 정보 접근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저소득층일수록 소득대체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보증업무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중도해지가 올해 1300건 늘었다. 5년 전 대비 높은데, 중도해지가 추세화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면서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으려는 수요보다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훨씬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최 사장도 김희곤 의원의 지적에 동의하면서 "홍보를 강화해 해지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는 주금공 외에도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참석했다. 신보의 경우 기금 산하 ESG추진위원회 위원들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신보 산하 ESG추진위 외부위원 6명 중 4명은 민주당 연관 인사들로 구성돼 'ESG 경영 전문가'와는 사실상 거리가 멀었다. 

대표적으로 송경용 위원장은 과거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표, 이재명지키기 발기인 등을 맡았고, 윤영미 위원은 2020년 민주당 제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2021년 4.7재보선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에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임기가 만료되어서 분야별 전문가로 새롭게 구성 중이다"고 말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례보증 예산이 내년부터 전액 삭감된 점을 지적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고한 5개년 소부장 예산투입계획에서 신보와 기술보증기금의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최 이사장은 "정부에 예산을 요구했다"면서도 "(예산) 심의기간이라 정확히 얼마나 삭감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오 의원은 추후 열리는 종합국감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함께 질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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