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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펜 산업부 김태우 기자 |
[미디어펜=김태우기자]가산디지털단지 산업단지공단에 있는 르노삼성의 서부사업소. 이곳은 지상 3층과 지하3층으로 고도의 재생산 장비들인 ‘차체 비틀림 교정장비', '차체 하부 판금용 리프트' 등 일반적인 종합정비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 또한 일반 공업사들 보다 한 단계 고차원적인 부분까지 담당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제조업을 하는 곳인지 수리업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정부부처간의 의견차이로 몸살을 알고 있다.
정부부처 간의 의견차이로 괜한 르노삼성 서부사업소만 울상을 짓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이 같은 부처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2017년까지 외국인 투자자 3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국가정책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가산디지털단지 산업단지공단에 입주해 있는 르노삼성 서부사업소에 대해 지난해 10월 입주를 승인해준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담당 공무원과 산업단지 공단 담당자를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 서부사업소가 수리업을 하는 곳인데 산자부가 제조업으로 간주해 입주를 승인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산자부와 통계청의 의견은 달랐다. 서부사업소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제조업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서부사업소는 일반적으로 수리만 하는 정비소가 아니다. 언뜻 사무실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들어가 보면 10년 이상 일선 정비 현장에서 근무한 정비사들 100여 명이 접수부터 판금과 도장 등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량 수입을 하는 르노삼성의 일부차량들의 엔진과 차체를 비롯해 사고가 난 차량에 대한 전 부품을 재생하는 작업까지 한 곳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이곳에 입주 할 당시 서부사업소는 통계청으로부터 판금과 도색은 제조업에 해당한다는 회신까지 받았다고 한다. 또 서부사업소 특성상 일반적인 1급 공업사보다 한 차원 높은 작업까지 수행하는 곳으로 이런 상황을 인정받아 적합한 절차에 따라 산자부와 통계청의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물질 또는 구성요소에 물리·화학적 작용을 가해 원재료의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시키는 산업 활동을 말한다.
서부사업소에서 진행 되는 작업 중 판금과 도색을 하며 찌그러진 외관과 차체의 복원하고, 도장을 위한 열처리 등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는 물리적·화학적으로 원재료의 성질을 전환한다는 제조업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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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산디지털단지 산업단지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 서부사업소에서 도장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르노삼성 |
업계에선 이런 상황과 달리 담당 공무원들에게 징계결정을 내린 감사원의 이번 판단을 두고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담당자가 한번이라도 실사를 나와 봤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두 부처 간의 의견대립 사이에서 꼼짝 못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이다.
박근혜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공공부문 개혁’, ‘역동적인 혁신경제’ 등을 통해 경제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부처가 눈앞의 이익만 보고 의견다툼을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지향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체질개선에 부처들이 힘을 모아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부처 간의 줄다리기로 많은 기업들이 방향성을 잃고 표류해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각 정부부처들은 서로간의 이권다툼 보다 공공의 선을 위한 폭넓은 시야를 갖고 좀 더 원활한 기업 활동을 위한 환골탈태의 용기가 필요할 때다.